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가 나눈 베품이 돌고 돌아 나한테 다시 온단 말, 사실인가봐요 ㅠㅠㅠ
게시물ID : gomin_14407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未生
추천 : 3
조회수 : 45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5/27 09:53:17
구미에서 대구까지 통학하는 여대생입니다.
 
오늘 기차를 탔는데 집에서 깜박하고 카드형 지갑을 두고 왔어요.
(학교다닐 때는 일반 장지갑말고 학생증 겸용 체크카드, 코레일 정기승차권, 티머니 이렇게 3개만 카드목걸이에 넣어다녀요)
 
이미 기차는 탔고...어찌할 줄을 몰라 속으로 발만 동동 굴렀죠 ㅠㅠ
 
가방을 뒤져봐도 카드목걸이는 코빼기도 보이질 않고...가방 속에 잔돈 200원뿐....
 
승무원분께서 기차권 검사하실 때,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왜관역에서 내려 다시 구미역으로 가겠다고 했지요.
 
구미역으로 돌아가서 집갔다 다시 대구역까지 가려니, 좀 막막했어요...에휴..하고 한숨나오고 막..
 
그런데, 갑자기 제 앞에 앉아계신 남자분께서 자기 체크카드를 꺼내시더니,
 
대뜸 자기가 빌려주신다고 계산하라는 거에요.
 
예상치 못해서 순간 당황하고 네??라고 하니 빌려주신다고...
나 : 아니에요 ㅎㅎ 버스타고 가야하는데다 10시 반 수업이여서 괜찮아요.
 
남자분 : (카드를 다시 넣고 2000원을 꺼내며)그럼 버스비로 쓰세요. 학교가서는 친구한테 빌리면 되잖아요.
 
얼떨결에 2천원 받고는 아, 어떡하지 어떡하지하다 뒤늦게
 
나 : 저어...감사합니다.
 
그 분이 어려운 사람 보면 도와주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찌잉......너무 감사했어요 ㅠㅠ 보니까 팔도 다치셨던데...학생과 직장인의 경계에 계신듯 했던 그 분...
 
쓰신 안경에서 막 빛이 나고 남색 가방의 갈색 테두리...따뜻하셨던 목소리, 그 분위기가 너무 햇살같았어요.
 
아, 저런 분을 주변에 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에 주변 지인분들이 부러웠어요.
 
 
같이 대구역까지 내리시면 감사하다고 한 번 더 말씀드리고
 
목요일은 개교기념일이라 금요일에 기차탈 때, 돈 갚으려했는데
 
아쉽게도 대구역에 내리시려는 기미가 안 보이시는 듯??해서
 
다시 한 번 더 개미만하게 "감사합니다"하고 기차에서 내렸어요.
 
같이 구미에서 대구방면 기차타시는 것 같은데 다음에 뵈면 돈은 꼭 드릴거에요 ㅠㅠ
 
 
제가 이번 달부터 휴먼인러브라는 NGO단체에서 정기 후원을 시작했어요. 비록 월 5천원이라는 적은 돈이지만...
(혹시라도 콜로세움 열릴까 걱정되서 하는 이야기인데, 절대 휴먼인러브 홍보아니에요 ㅠㅠ
타 기관처럼 큰 빌딩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고 UN 공식 인증을 받은 기관인데다가
무작정 활동을 확장하지 않고 꾸준히 책임질 수 있는 일들만 하는 거 같아 믿음이 가서 신청했어요.
학교 내에서 정기 후원 홍보 부스가 잠깐 설치됐었거든요 ㅎㅎ)
 
매달 26일마다 돈이 빠져나가는 걸로 했는데 바로 어제 후원하고
 
오늘 제가 그 도움에 대한 맞도움을 받은 기분이에요.
 
정말로 내가 베푼만큼 돌아오는구나.....
 
위급할 때 이름모를 누군가에게 따듯한 마음을 받는다는 게 이런거구나...
 
제가 그 상황이라면 과연 그 분처럼 할 수 있었을까....
 
이래저래 힘든 상황에 있던 저에게 참 고마운 하루에요 ㅠㅠ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