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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단위로 널뛰며 남북한 새역사를 만들어가는 요즘 (feat 트럼프)
게시물ID : sisa_10633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이메이린
추천 : 20
조회수 : 195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5/26 02:47:15
저는 개인적으로 역사를 참 좋아해요.

어렸을때부터 남들 다 졸려서 고개가 툭툭 떨꾸어지는 한국사, 세계사 수업 시간에 제일
쌩쌩했고, 지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쪽 다루는 시간이 제일 좋았어요.

하루 하루가 역사가 아닌 시간이 없겠지만 특히 요새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있어서
매일매일이 스펙터클한 역사네요.

저 지금으로부터 딱 24시간 전엔.....구한말 조선의 비통함이 이랬을까...
남북한 7~8천만 사람들의 미래 역사가 달라질 회담이 세계 최강국 대통령의 세치
혀끝 하나로 좌지우지 되는건 참 비참하구나....싶어 우울했어요

김정은이 집권후 어린 나이에 이뤄놓은 별다른 업적없이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무슨 왕조국가 시대도 아닌데 세습해 지위를 얻으면서, 철옹성같이 유지되어
오던 북한 내 군부와 노동당 기득권들 및 각 파벌간의 권력투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궁금했었는데 집권한지 몇년 안에 대표적 친중파였던 고모부 장성택을 직접 숙청하고
장성택이 체포돼 끌려나가는 모습을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하는 등 뿌리까지 도려내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걸 보면서 좀 많이 놀랬더랬어요

이어 분명 국제적 분쟁거리가 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데도 아닌 공항에서 대놓고
이복형 김정남을 제거하는걸 보고, 내부 반발파를 제압하고 세계에도 자기의 권력이
이 정도까지 왔다는걸 과시하는 용도로 쓰는구나 싶었고요.

이명박, 박근혜 정권 기간 내내 왜 남한 정부는 막연히 곧 북한이 무너질거다,
북한은 금세 내부 쿠데타가 일어나 김정은이 실각할거다, 북한은 계속 굶주리고 있으니까
자멸할거다라는 식으로 안일한 통일 대박론 따위를 미신처럼 신봉하고 있는걸까?

김정은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주변 정리를 마치고 내부 결속을 다지고
외부로도 자신의 권력이 공고히 유지되고 있음을 드러내 보이는데 왜 국정원같은데선
지금 미친듯이 급변하고 있는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한 첩보 수집 활동에 올인해도 모자랄판에
국내에서 정부 비판 인사들에 대한 뒷조사와 도청, 사찰 활동에 훗날 드러난 대선 개입,
댓글 공작, 청와대에 비자금 상납 등 온갖 추악한 일을 했을까? 민족의 미래, 국가의 번영
같은 건 정말 안중에도 없고 분단 상황을 이용한 공포감 조성, 종북 좌빨 주장으로 내부
결속 및 기득권 유지에 정말 충실했던거구나....싶어 참담했었어요

이번에 남북 정상회담은 위장 평화쇼이다 북미회담 하지 말라고 서한을 보내자,
미국내 대북 강경파인 볼튼을 만나 의견을 전달하겠다 등등 여러 일이 많았지만
특히 1박 4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후 훈훈한 분위기로 회담하더니 귀국하자마자 뒤통수치질
않나, 거봐~~이럴줄 알았다니깐 외교 실무자들과 장관들 바로 짜르고, 대통령이 사과하고
뺨맞을 준비하라며 바로 정부 공격에 돌입하는 야당들을 보며 진짜 나라 안팎으로 도와주는
놈이 하나 없네....싶어 갑갑했더랬어요

오늘은 북미회담 취소와 한반도의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밤샘토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불과 또 한시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재개 할 수도 있다는 속보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가 쇼맨쉽이 강하다, 하루에도 널을 몇번을 뛰는 등 인간적으로
자질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신뢰도로 말하는 기성 정치인이
아니라 사업가 출신이라 신뢰도 폭망이 되던 말던 내가 일단 세계 최고란걸 뻔히 알고, 그 지위를
충분히 활용하여 (이전 정부에선 표면적으로나마 품격과 체면을 위해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고 포장해서 들이밀었던) 딜을 할 줄 안다 등으로 이야기 하더군요.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북미회담 재개 가능성 속보 보자마자 전 와!!! 트럼프는 다 얻었구나!!
의도했다면 천재요,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그는 모든 걸 다 얻는구나!! 싶었어요.

일단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며, 말 뒤엎기를 이제껏 여러번 해왔던 북한에게
확실하게 미국이 더 키를 쥐고 있음을 각인 시켰다고 봅니다. 

북한도 이제껏 군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핵개발 정책을 밀고 나갔다가 한순간에
김정은 주도로 핵 폐기 노선으로 가면서 내부에 쌓인 불만과 반발이 컸겠지요.
이게 김정은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왔을테고요. 그래서 김여정, 김정은 남매는 유화책으로
회담에 나서고, 김계관, 최선희 등의 고위급 실무자들은 대미 강경한 발언으로 북한내
불만있는 세력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투트랙으로 갔던 거로 봤었는데
이걸 미국 공화당 내 강경 매파들이 바로 받아쳐서 트럼프에게 회담 뒤엎으라고
계속 압박하고, 실제 트럼프가 이를 실행해 옮기자 완전히 판세가 뒤집히는걸
경험하게 된거죠.

이로서 북한내 대미 강경파들의 날서고 호전적인 태도는 당분간 좀 잦아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미국 공화당내 강경파들의 입지도 줄어들거라 보입니다.
가뜩이나 미국내 언론들하고도 사이가 안좋은 판에 폼페이오는 미국 대선 러시아
개입설을 일부 시인하는 발언으로 내부 균열까지 온 상태에다, 남북한 데탕트무드
조성이 트럼프의 공으로 포장되는걸 극도로 꺼리는 미국 언론들이 바람잡이처럼
나서서 트럼프가 진짜로 공이 있다면 이런것도, 저런것도 제대로 이뤄내야
진짜로 그의 공인것이다...라면서 무리한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도 문제였으니까요

트럼프는 공화당내에서 대북 강경파들의 불만을 수용해서 그들이 원하는대로
북미회담을 깨버렸고, 이후 돌아온 반응은 전세계적 유감 표명,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의문 제기, 위기설 고조 등을 실시간으로 다 노출하며 강경파들의 입지를
좁혀 버렸습니다. 말 그대로 너네가 하도 강경강경 노래 부르길래 그대로 해봤더니
전 세계 반응이 요모양이네...어떻게 생각해?? 하며 압박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가장 큰 효과는 (사실 전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이번 판을 깨뜨린 거라면
이게 가장 중요한 속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만) 중국 배제에 힘이 실린거라고 봅니다.

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나고 온후부터 북미간에 분위기가 묘하게 어긋나면서 서로
가시돋친 설전이 오갔고 결국 미국에 대한 북한내 강경파들의 막말을 구실로
미국이 판을 깨면서, 중국 배후론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이에 중국쪽에서도 급 당황하며
왕이 부장이 나서서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대북제재는 유지된다는 식의 논평을 내며
진화에 나섰죠. 북미회담에 자기도 한발 슬쩍 끼워 넣으면서 입지를 넓히려다
미국이랑 북한이랑 이야기 하는데 너는 왜 따라 나옴? 너가 뒤에서 이런 식으로 나오면
회담 아주 엎어버리겠음! 하고 을러멘 게 제대로 먹힌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당분한 중국도 섣불리 입지 확장하려는건 조심하게 될거 같아요.

일본은 아주 제대로 말아 먹었죠.
재팬 패싱이 공공연히 대놓고 진행되는 것에 아베 정권이 좌불 안석이었는데
북미회담 결렬된다는 소식 나오자마자 바로 유감이긴 하지만 트럼프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납치 일본인 문제를 더 크게 거론해야 한다고 하다가 트럼프가 다시 말 뒤집자
완전 하루만에 속내 홀랑 다 들키고 털린 상황이나 다름없이 되었으니까요...

암튼 쇼맨쉽이던,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던, 트럼프 본인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하기엔 자질이 부족한 즉흥적인 감정파이던 사업가적 마인드의 소유자이던...
롤러코스터 타듯 하루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요새 하루하루는 정말
그 자체가 역사인 거 같아요...

새벽 시간에 글을 한참 적고 있네요..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또 내일은 뭔 일이 벌어질지....
제발 잘 되야 할텐데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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