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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시물ID : gomin_14424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luZ
추천 : 0
조회수 : 38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5/29 13:05:21
지금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남녀합반 중학교를 다닐 때까지 외모로 인해 간간히 조롱을 들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애들이 별명을 지어 불렀고 면전에서 욕도 몇 번 들어봤습니다.
고등학교는 남녀분반이어서 그런지 외모로 비난받은 기억은 없습니다.
심지어 부모님도 저에게 '너도 너가 매우 못생긴 거 알지 않냐, 어차피 답이 없으니 외모를 꾸미려는 노력을 하지 말아라' 고 하셨습니다.
못생기게 태어난 것은 너무나도 큰 저주입니다. 추한 얼굴을 대하는 사람들과 부모님의 태도에 저는 매우 상처받았습니다.

공부는 잘했습니다. 공부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해서 공부만 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같이 다녔던 아이들은 꽤 있었지만 졸업하고 대학을 입학함과 동시에 연락을 끊었습니다.
친해지려는 노력도 안 하고 공부만 하고 말투도 비관적이고 건방진 저와 같이 다녀 준 아이들에게는 정말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지로 대학을 오고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관계 유지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도 연락을 안 합니다.
대신 대학 사람들,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 사람들과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도 성실하다고 칭찬을 들었고 동기들과 밤까지 놀았습니다.

저는 치과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5년 혹은 9년 후 졸업을 하고 국가고시를 통과하면, 저 혼자 먹고 살 정도의 돈은 충분히 벌 수 있습니다.
장래 비전 같은 건 없습니다. 전 하고 싶은 일이 전혀 없습니다.
부모님이 의치대 진학을 바라셔서 원서를 쓰고 합격했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입학했을 뿐입니다.
이 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일에서도 아무런 열정을 느끼지 않습니다.

성형수술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바랬던 일이었습니다. 입시를 무사히 끝내서인지 부모님께서 수술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대학 입학 시기가 되어서야 크게 흠잡을 곳이 없는 얼굴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부터 이성이 호감을 표현했습니다. 아는 사람들, 처음 보는 사람들로부터 아마 예의상일 외모 칭찬을 듣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고백도 여러 번 받았습니다.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조롱받지 않을 정도, 평범하게 연애가 가능한 얼굴이 된 것입니다.
사실 외모에 대한 자격지심, 열등감이 너무 컸기 때문에 완벽한 얼굴이 되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추한 외모로 인한 보상 심리로 공부를 열심히 했을 뿐이어서 학벌에는 전혀 아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대학을 가지 못하는 대신 지금보다 많이 나은 얼굴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일단은 만족합니다.

유급당하지 않을 정도로 공부하면서 대학을 다니고, 졸업 후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돈을 벌며 하루하루 사는 생활에 대해
저는 아무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연애도 결혼도 바라지 않습니다. 잘생기고 예쁜 이성 혹은 동성과 섹스하고 sns로 연애놀음을 과시하는 것에도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생활 환경이 바뀌면 그전의 인간관계를 전부 끊고, 새로운 인맥을 만들고, 평생 그렇게 살 것입니다.
앞으로 저의 인생에 대해서 아무런 불만도 기대도 없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살다가 언젠가 죽을 것입니다.
댓글로 그럼 지금 자살하시던가, 이딴 글은 왜 썼냐 라고 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끝이 안 보이는 터널처럼 답답했고 앞으로도 뻔한 인생에 대해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써서 약간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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