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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연극제-비온새 라이브]
게시물ID : sewol_576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넘어넘어
추천 : 4
조회수 : 4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6/03 14:03:58

4월 14일 관람. 사실 지난 작품과의 사이 중간에 <우리들의 아름다웠던 날들에 관하여>라는 공연예술이 상연됐지만, 1번처럼 이미 작년 혜화동1번지 공연에서 했던 작품이고 그때 보러갔던지라 가지 않았습니다. 소극장이고 그 특성상 관객석 위치까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관객 참여형식이던 그때에 비해 중형급에 관객석이 고정되어 있는 별무리극장에선 어떻게 공연했을지 좀 궁금하긴 했지만, 솔직히 다시 보러갈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상당히 추상적인 방식의 공연이라.
이 비온새 라이브도 역시 혜화동1번지에서 이미 했던 거지만(그렇습니다. 이 4월연극제는 6개 중 절반이 재상연이고 나머지 중 2개인 언젠가 봄날에와 앤도 기존 작품인 겁니다! ...아니 나쁘다는 건 아니구요;;), 마지막 주에 했던 작품인데 그 직전에 갑자기 다리를 다쳐서 못 보러 갔었죠.ㅠㅠ 그래서 이번에 보러 간 겁니다. 아우, 그때 티켓까지 예매했는데 급거 취소해서 돈을 날렸죠. 아까운 내 돈!

기사를 찾아보니, 작가는 세월호 참사이후 사람들이 노래방을 찾질 않는다는 기사를 보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극중에서 진아의 엄마 온새(언급으로만 나올 뿐 등장하지 않음)와 친구 경애가 운영하는 가게 '비온새 라이브'(제목이죠)는 수해 때문에 한번 폐업했다가 다시 열었다는 설정이지요.

홍수가 난 마을에 사는 여고생과 그녀의 엄마 친구, 공무원 등으로 이루어진 등장인물들이 수해현장에 도우러 와준 사람들을 위해 아카펠라 공연을 준비한다는 줄거리의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조명이 모두 꺼지고 무대가 암전된 가운데 배우들이 직접 아카펠라로 노래를 한 곡 하던데 참 좋더라구요~
어린아이들이 공연을 보러와서는 하필 제 앞자리에서 딴짓을 해대는 바람에 집중에 방해됐고(주말 저녁에 보러오는게 아니었어... 실은 낮 공연에 지각하는 바람에 저녁 공연으로 계획을 바꾼 거지만요.ㅠㅠ 그래도 그 사이 여유시간에 근처에서 하던 전시회에 가서 여러가지를 봤으니 후회는 안 합니다) 좀 지루해서 중간에 살짝 졸았지만ㅠㅠ 나쁜 작품은 아니었어요! 새소리와 벌레소리 등을 생생하게 와닿게 하는 음향도 좋았구요.

상당히 조용한 분위기의 작품이었습니다. 작중에선 세월호를 언급하지 않지만 누가 봐도 은유라는 게 확실히 보이는 대사들이 압권이었죠. 근데 역시 작년 여름에 봤어야 했다는 후회가 드는 게, 시의성이 상당한 대사들이 많았거든요8ㅁ8 언급으로만 나오는, '석 달 전에 보궐선거로 당선된 도지사님(이거 아무리 봐도;;;)'이라든가. "왔다가 금방 가는 거 아냐?" "아니에요. 이분은 아예 1박2일 자고 간다는데요?" 같은...그 외에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때뿐이고 고치지는 않아서 또 수해가 나'라든가. 4년 전(초연 당시에는 3년 전)의 수해를 언급하는 대사가 참 여러 번 나와요. 특히 온새가 부모님의 산소가 홍수로 쓸려내려간 곳에서 유해를 찾는다고 하면서 나오는"거기서 찾아봤자 뭐하려구..." "뼈 몇조각이라도 건져보자는 거지."라는 대화라든가 맨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인물들=배우들이 '사람들이 몰려 있다'며 관객석 쪽을 바라보며
"저기...뭐죠?"
"혹시ㅡ아이들인가?"
"아, 잊고 있었어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
하는 장면은 참으로...아아..

한 기사는 이 작품을 이렇게 해설하더군요.
'비온새라이브는 물속에 잠긴 수해지역을 바라보는 곳으로 묘사되지만, 어쩌면 그곳은 전기까지 끊겨서 잘 보이지도 않는, 어딘가에 갇힌 공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세월호가 바닷속에서 기울어져 반은 물속에 잠기고, 반은 물밖에 솟아 있는 것처럼, 물에 잠긴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에 사람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에 비온새라이브가 있는 것이다. 만약 세월호의 물에 잠긴 부분과 물 밖에 떠있는 사이 틈새에, 산소가 있어서 그나마 버틸 수 있던 그 작은 공간에 사람들이 있었다면 어쩌면 그들은 비온새라이브의 사람들처럼 지내지 않았을까? 비온새라이브의 진아가 아랫마을에 수습하러 간 엄마 온새를 계속 기다리고, 어떤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도지사를 기다리는 것처럼, 오기로 한 사람, 그러나 오지 않는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중략)마지막 장면, 모든 전기가 끊기고 암전 속에서 울려 퍼지는 아카펠라는 마치 영화 타이타닉에서 물에 가라앉는 배 안에서 연주를 하던 악사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비극적인 상황에 놓였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오지 않지만,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악기 삼아, 영혼을 나눈다. 아무도 돌아봐 주지 않는 공간은 결국 캄캄한 어둠 속에 묻혔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그들의 몸과 영혼은 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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