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장례식장에서 몸으로 실례한 얘긔.
게시물ID : humorstory_218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벵벵
추천 : 3
조회수 : 113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2/16 16:45:17

20대 초반 시절... 

서울에 있는 누나에게서 급한 전화가 옴.
고향에 자기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나보고 조의금 좀 내고오라함.

아 귀찮다고, 장례식 가본적도 없다고, 싫다고 하는 말에
오냐 그래. 고향가면 너 이새퀴 산뜻하게 죽여주마, 각5해라 배은망덕한놈...등...
별의별 욕을 오랜만에 플로우에 맞춰 들음.
나는 화목한가정을 지향하므로 그냥 가서 자기친구 찾아서 전해주고만 오라고 하는 말에 
별 생각없이 알았다고 승낙함.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장례식장이란 곳엘 혼자 덜렁덜렁 가뜸. 
도착한 장례식장에서 누나가 알려준 친구이름을 물어보며 찾아감.

근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짐.

그 누나친구라는 사람을 만나 안녕하세요? 내가 우리 누나의동생이에요.  라고 하자
뭐 기다렸다는 듯이 쥰내 슬픈 얼굴로 뒷걸음질 치며, 나를 모시는 듯 제스쳐를 선보임.

약간 굽신굽신 거리며 이리로 오라고 하는 손짓으로 뒷걸음질 치며 내 길을 터줌.

나도 역시 굽신굽신 거리며 손짓하는 대로 어정쩡하게 이끌려가게 됨.

그거슨..나보고 문상을 하라는 것이었뜸.

순간 급 긴장함. 

문상이라는 걸 어릴 때 아버지따라가서 아버지 뒤에서 아버지하는대로
따라해본 게 전부인 나는 갑자기 머릿속이 급 혼란스러워짐.

아...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문상을 하는건 당연한건가?
아...향을 피워야 하나?
아...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야 하나?
아...부의금 봉투는 먼저 넣고 절을 해야하나?

등등의 오만 잡것들이 다 헷갈리는 상황에서 

갑자기 울려퍼지는 가족분들의 곡소리....

에라 모르겠다. 나는 부의 봉투를 꺼내 내 머리맡에 놓고
양초에 향을 피워 대충 제사지낼 때처럼 꽂은 뒤에

일어나서 씩씩하게 절을 함. 하지만 초 긴장 상태....

아..장례식장이니까 절 두번 하는거지?  한번 더 해야겠군....하는 생각과 함께

한번 더 함. 

그리고는 유족들과 맞절 했던 것 같은 기억이 떠오르는 듯 하여,
유족들을 바라보자. 유족들도 열을 맞추며 절을 하려는 제스쳐가 보임.

그래서 어정쩡하게 절을 하려는 듯 스믈스믈 자세를 굽히니 유족들도 다행히 절을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절을 한번 더 함. 
그러고 두번째 절을 한 상태로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갑자기 오싹해짐.

유족들한테 절을 두번 한거임.

갑자기 장례식장에 오만잡귀가 다 내 등에 들러붙는 듯 함. 
너무 당황하여, 일어나질 못하고 일단 그상태로 엎드려 있어뜸. 

눈치를 보니 나 따라 유족들도 두번 절을 한 거여뜸. 
지네들도 당황했는지 곡소리가 이상하게 변해감.

아 미치겠네 어쩌지 아옼 어쩌지 하는 생각과 함께
어정쩡하게 일어나니 유족들도 같이 일어나서 나랑 마주봄...

근데 유족들이 곡소리 내면서 입꼬리는 웃고 있음. ㅠ.ㅠ

아 놔 진짜 쪽팔려 미치겠는 거임.
나 얼굴 벌개져서....속으로 아 ㅅㅂ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아...저....죄송합니다.."

라고 하니 "괜찮습니다." 하시면서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심.

나 뛰쳐나오면서 울면서 나옴.

문상갔다가 사과하고 온 게 유머.





즐거운 저녁 되세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