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엔 보고관 미행한 곳, 국정원 맞다" "미행한 곳 알아보니 국정원 땅에 있는 유령회사" 2010-05-17 08:01:23 기사프린트기사모으기의견보내기국가정보원이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미행 사실을 강력 부인했으나, <한국일보> 취재결과 미행한 곳은 국정원 소유 땅에 위치한 '유령회사'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라뤼 보고관은 지난 4일 서울 명동의 한 호텔 정문 앞에 세워진 은색 승용차 안에서 자신들을 캠코더로 찍고 있는 사람을 발견, 이를 휴대폰으로 찍었다. 라뤼 보고관은 이어 지난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천영우 외교부 2차관을 만나 "누군가 미행을 하는 것 같다"고 항의했다. 외교부가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국정원, 경찰 등은 자신들과 관계 없는 일이라고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17일자 <한국일보> 보도는 국정원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한국일보>는 라뤼 일행이 찍은 사진 속 차량의 소유주가 서울 서초구 OO동 '신세기공영'인 것을 확인했다. 사진 속 차량의 종류는 은색 옵티마 리갈, 차량번호는 '02 O 6976'이었다. 가운데 글자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앞 뒤 숫자는 비교적 또렷했다.
차량 소유주의 주소지는 국가정보원 소유 땅으로 철조망이 굳게 둘러쳐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신세기공영은 법인등기도 없이 차량만 십여 대가 등록된 유령회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초 라뤼가 제시한 차량번호 2개 정도를 확인해봤는데 국정원 소유 차량이 아니었다. 사실을 통보한 뒤로 라뤼 쪽에서 특별한 문제제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차량 소유주 회사가 왜 국정원 부지에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회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구룡산 정상, 차량의 주소지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여긴 국정원 땅이다. 괜히 기웃거리다 잡혀간다"며 철조망에 다가가는 기자를 만류했다. 이 상인은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국정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철조망 안쪽에서 순찰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라뤼는 15일 연세대 특강에서 "과테말라에서도 (미행, 감시 등)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내 조사활동을 위축시킬 수 없었다"며 "이번 일에 대해서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뤼는 17일 출국 직전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 사찰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영섭 기자 출처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63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