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로선 저 책을 읽지 않아서 내용은 잘 모르니 판단은 보류해야겠네요. 다만 작금의 상황을 보며 희망을 이야기한다니, 더할나위 없을 나르시시즘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당장 트럼프 정권의 실패를 기대하는 걸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썩 내켜할 거 같진 않은데 말이죠. 그리고 냉정히 평가한다면 자한당보단 덜하더라도 민주당 역시 보수입니다.
좋은 독서를 하는 방법은 나쁜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으니 잘 분간했으면 좋겠네요.
사실 현실정치인한테 정체성 정치만큼 편리한 수단도 또 없거든요. 폭발적인 지지를 끌어올 수 있으면서도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아도 되니까. 그러니 시민 개개인의 평등한 권리? 이런 머리아픈 것에 매달릴 필요가 없죠. '실질적 평등'을 선물해준다는 명분 아래 각각의 정체성집단만 선동하고 부추기며 동원하면 되거든요. 정체성 정치는 시민들을 파편화시키고 원자화시킵니다. 분명 시민 개개인은 수많은 정체성을 가지고 따라서 개인의 이해관계 역시 단순화시킬 수 없죠. 그걸 선동가들과 위정자들이 통제하기 쉽게 한 가지의 정체성만을 주입해서 덧씌우는 게 정체성 정치에요. 그럼 개인으로서의 시민은 없어져버리고 단지 숫자로서의 동원력만 남는 거죠. 얼마나 편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