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을땐 내 손바닥 위에 올라갈수 있을정도로 작았더랬지.
너무나도 작고 너무나도 어여뻐서 쉽사리 손대지도 못하고 쳐다보기만 했었다.
쳐진 귀가 쫑긋 서고 말린 꼬리가 다 펴지도록 작디작기만 하던 너였다.
까칠한 성격만큼 겁도 많았기에 귀찮아하던 나에게도 자주 안겨들었더랬지.
이름 불러도 못들은체 하고 손 달라고 하면 으르렁대던 모습도 이제는 못 보겠구나.
형수님이 조카 가졌을때 네가 어찌 알고 조심스레 하던 모습에 여기 사람들도 기특해해줬단다.
생전에 널 그토록 귀여워하던 할머니가 보고 싶어 이리도 일찍 간거니.
태어날 아이에게 치일까 먼저 두려워 먼길 혼자 떠난거니.
많이 아프지는 않았니, 많이 무섭지는 않았니.
온 가족이 모두 모여 네 이름 부르고 네 털 쓰다듬던거 알고는 있었니.
힘든 결정 내린 우리를 원망하고 있지는 않니.
너와 우리의 시간이 다르기에 평생 같이 하리라 생각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더 같이 있을 줄 알았다.
내 나이 불혹에 가까울때즘 작별 고하겠거니 마냥 생각했었다.
나이 들고 몸 못 가누는 널 보면 얼마나 가슴아플까 걱정도 했었다.
설마 우리 생각해서 그러지 말라고 이렇게 일찍 말도 없이 가버린거니.
강산이 반도 지나기 전에 훌쩍 떠나버린 네가 참 원망스럽기도 하다.
우리 기다리지 말아라.
할머니랑 만나서 맘껏 뛰놀아라.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