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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들어주시겠습니까?
게시물ID : readers_144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서관의밤
추천 : 1
조회수 : 1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8/07 04:33:52



  귀뚜라미가 쉬지 않고 울어 대는 여름 밤입니다. 밤 하늘에 뜬 달만이 지금 제 시야에 보이는 것 중에 가장 시원해 보입니다. 무더운 밤에 제가 이렇게 말을 올리는 것은 솔직히 그리 큰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습니다. 이 말을 이어 받을 당신이 누구인지도 저는 알 수 없고, 솔직히 그렇게 크게 관심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지금 이 말을 당신께 올리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의 행동보다 나의 행동에 욕심을 부린 제 이기심에 대해 작은 용서를 빌며 이 말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은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그 사랑이라는 것이 사회에 온전히 남아 제 역할을 다 하며 제대로 된 순기능으로 우리의 피부에 닿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딱히 질문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지금 이 말을 들으며 당신이 살면서 한 번 즈음 생각 해봐도 좋을 것 같은 말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단 제 생각을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애초에 사랑이라는 것에 그리 깊게 생각 하지 않습니다. 당장 사랑이라고 생각 했을 때 가장 많이 생각 했을 법한 사랑의 의미는 바로 '연인'이라는 매개체 속에 있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물론 역시 그것이 가장 먼저 떠 올랐고, 이 말을 듣고 있는 당신도 그러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조금 다르게 생각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에 사랑에는 무엇이 있는지. 정답은 없습니다.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새까만 밤 하늘이 점점 더 깊고 몽환적으로 변한다 생각하시면 아주 느긋이 생각 하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잘 따라 와 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읽고 이 말들에게 귀를 닫았을지 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주제 넘게 젊은이 하나가 몇 년이란 세월을 더 거슬러 올라가는 흉내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했으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 당장 제 시야에 닿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제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는 담배가 있습니다. 그걸 저는 틈틈이 빨고 있죠. 옆에는 재떨이가 있고, 반대쪽에는 지갑과 액자와 탁상용 캘린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거울이 있고, 바로 앞에 작은 창문이 하나 있습니다. 창밖에는 가끔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와 차가 지나가는 소리 뿐이고, 까만 밤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그리고 저는 이렇게 말을 하고 있죠.
  당신의 주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시겠습니까? 무엇이 놓여 있고, 무엇이 어질러져 있으며, 그 중에 무엇이 당신을 힘들게 하며, 무엇이 당신을 가슴 아프게 하는지. 그 중에서 사랑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액자에 있는 사진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어느새 시간이 제법 흘러 버렸네요.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이야기를 꺼내 볼까 합니다. 여기까지 제 말을 들으셨다면 이곳이 마지막이 될 것이고, 한참 전에 멈추셨다면 그 곳이 마지막이 되겠죠. 단 한 글자라도 읽으셨다면 그것도 그것도 마지막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해볼 이야기는 정답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정답'의 기준이 무엇인지 여러분은 알고 계시나요? 물론 저는 수학자도 아니고 물리학자도 아니고 화학자도 아닐 뿐더러, 어떠한 전공 분이야 대하여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그냥 단순히 정답이란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을 뿐입니다. 
  제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아시겠습니까? 제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하십니까? 혹은 당신이 생각 하신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확답 드릴 수 있는 것은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 입니다. 
  문제 역시 당신이 만들어 낸 하나의 과정입니다. 당신이 만든 문제에 대한 정답은 누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 하십니까? 
  저는 어쩌면 당신에게 질문을 했을 수도 있고,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 역시 당신이 판단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메마른 모래 사막 같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찔러도 찔러도 끝이 없이 피가 나오는 심장 같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소설을 쓰려고 한 것도 아니고, 수필을 쓰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신께 편지를 쓰려고 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게 제 전부입니다. 

  허무맹랑한 말들이 가득 했지만 저는 여기까지 말하려고 합니다. 이 이상 한다면 얕은 지성으로 인해 금방 혼란이 올 것 같고,  듣고 있는 당신도 분명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 합니다. 솔직히 이해하지 못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그냥 들으셨다면 그걸로 만족 합니다. 
  제 말 잘 들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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