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들한테, 심지어 가족한테도 이제 괜찮다고 잘 지내는 편이라고 얘기해요.
그렇게 금방 괜찮아질리 없는게 당연하지만,
힘들다고 얘기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끝도없이 받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아무리 가까운,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계속되는 나약한 모습에 점점 지쳐갈거구요.
오유에서도 몇번 글 썼었는데,
괜찮은척 밝은 척 써버렸네요...
우울한 얘기하면 더 우울할 것 같아서
억지로 밝은 얘기만 쓰려고 해요.
SNS에서도 마찬가지... 좋은 모습들만 보여주려고 해요.
언젠가 괜찮아졌을 때를 대비해서
사람들이 내 어두운 모습을 보고 떠나가지 않았으면 해서요.
성폭행을 당했었는데요.
지인이라 맘이 약해져서
합의금을 받고 고소 취하를 해줬었어요.
나중을 생각하면 그게 옳은 행동이라 생각했어요.
감방에 쳐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술김에 일어난 일이고 상대방도 반성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그냥 제 맘 편하자는 생각으로 합의금으로 해결 봤어요.
그러고나선 그런 더러운 돈을 어떻게 쓰냐며 꽁꽁 싸매고 있다가
정당한 댓가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당시 재정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라 생활비로 다 썼어요.
꽤 많은 돈이라 생각했는데
500만원 그거 진짜 별거 아닌 돈이더라구요.
날 위해 쓴 건 얼마 없는데, 순식간에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쭉 이 상태.
그 때 그냥 무리해서라도 정신과나 가볼걸.
1년이나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네요.
괜찮아졌다 싶어도 그 때 잠시일 뿐. 다음날이 되면 또 다른 우울감이 찾아와요.
요새는 진짜 뭘 해도 좋아지질 않아요.
괜찮아지고 싶어서 아둥바둥.
운동도 시작해보고, 책도 읽으려 해보고
사람 만나는것도 싫어서 집에만 콕 박혀있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알바를 시작했는데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너무너무 두렵네요.
이제 2주 정도 됐는데, 알바 가기 직전까지 심장이 쿵쾅거려요.
그래도 꾸역꾸역 나가요. 그래도 알바 가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으면 잡생각이 사라지는게 좋더라구요.
예전에 버킷 리스트 써놓은게 있었어요.
소소하게 하나하나 실행하면서 조금이라도 좋아지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예전 같았으면 아주 작은 한가지라도 달성하고 나면 정말 뛸듯이 기쁘고 벅찼는데
요샌 그런것도 없어요. 뭔가 다 부질없이 느껴지고...
그래서 뭔가 도전하고 시도해보려고 시작하고 나면
바로 흥미가 떨어져버리네요.
이거 해봤자 뭐하겠냐는 마음이 먼저 들고...
주위에 상담도 받아보고 정말 노력 많이 하고 있는데
그래도 잘 안돼요...
그래서 힘든데..
힘든 거 티 안내려고 하니까 더 힘들어요.
벌써 1년이나 지났잖아요...
솔직히 힘든거 티내봤자 알아줄 사람, 도와줄 사람 없다는 걸 알아요.
도대체 난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