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받을 거 각오하고 올립니다. 그래도 어디다라도 풀어놓으면 시원할 거 같아서.
제목에서 말씀드렸듯이,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싶습니다.
현재 여자친구는 약 1000일 이상을 만났는데요.
제가 자존감은 약한 반면 자존심은 세서(또는 그 반대...사실 두개 구분을 잘 못하겠어요ㅠㅠ)매번 싸우게 됩니다.
싸우는 패턴이 항상,
여자친구: "XX가 나한테 이랬어, 그래서 기분이 나빠. 자기 생각은 어때?"
나: "음...난 잘 모르겠네. XX가 이랬다는 게 내 경우에는 이랬어서, 내 경우에는 그게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기분이 나빴다면 그랬겠지"
여자친구: "아니 왜 그걸 꼭 따지고 들어? 그냥 내가 기분이 나쁘다는 걸 동의해주면 안돼?"
나: "..."
이런 식이에요. 눈치 빠르신 분이나 동종 업계 종사자분들이 보시면 '아, 저 놈 공대생이구나!'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네, 공대생입니다. 완전 심각한 공대생이에요.
항상 저렇게 싸울 때 마다, 저의 의도가 매번 곡해된다고 생각합니다.
뭘 따질려고 드는게 아니라 제가 이해가 안 간다는 걸 이야기하려는 의도인데
제 말투 자체도 많이 퉁명스럽고 공격적인데다가 내용 자체도 동의가 아닌 "왜 그러느냐?"에 초점이 잡히니까 여자친구가 섭섭해하고
싸움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도 생각은 하지만,
그렇잖아요. 살짝 공대적인 마인드로 봤을 때 A는 B라 실증적으로 증명이 되었다 한들 B가 C는 안 되는? 좀 제가 그런 강박이 있다보니...(아, 여자친구는 공대랑 완전 상관없는 전공입니다)
그런데 저의 대화 스타일이 동종 전공을 상대로 했을때는 별 문제는 없었거든요(동종 계열 여자분들은 제가 잘 안 만나서 모르겠네요).
하지만 여자친구랑은 매번 싸우게 됩니다. 1000일 이상 만났으면 얼마나 싸웠는지는 말씀 안 드려도 대충 예상이 가시겠죠?
당장 오늘도 같은 이유로 싸우고, 이전에도, 이전전에도...
이게 매번 반복되다 보니까, 얘랑은 못 만나겠다 하는 생각이 매번 듭니다.
그래서 근래에 한 두번 헤어지잔 마음을 먹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둘은 너무 안 맞는게 많다고.
그런데 그때마다 여자친구가 울면서 내가 잘한다고 미안하다고 난 너 없이는 안 된다고 매달립니다.
그걸 보면 저도 마음에 금새 약해져서 그냥 없던 일로 해버리구요.
물론, 문제는 또 똑같은 일로 싸운다는 거겠죠?
저도 제 일상이 있고, 제 커리어 골이 있고, 인생의 목표가 있는데
매번 이렇게 싸우고, 힘들고, 고치고...하는게 너무 지칩니다. 그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하기도 하궁.
그래서 그냥 혼자로 돌아가고 싶은데,
헤어지자고 할 떄 마다 여자친구가 계속 매달리고 그러는데, 저도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해서 계속 이러고 있네요.
어떻게 하면 헤어질 수 있을까요?
pS.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사절입니다...그건 설득력이 제로라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