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8년. 아직도 문득문득 외할머니가 그립다.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던 칠성사이다인데 어느 날 사이다를 따르다 말고 외할머니가 참 좋아했는데, 하고 떠오른다.
아직도 맛있게 먹는다며 해가 뉘엿뉘엿 지던 시간에 밭에 나가 비름나물을 새로 캐 고추장양념에 무쳐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내 가방에
넣어주던 외할머니의 그 비름나물이 미치게 먹고싶어질때가 있다.
욕실에 쪼그리고 앉아 빨래를 하던 할머니와 욕실문앞에 쪼그려 앉아 이야기를 듣던 그 시간이 너무 그립다.
가난하고 마음이 괴로웠던 나의 어린시절이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웃음이 넘치는 요즘보다 더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할머니 옆에 누워 들었던 새벽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싸우는 소리가 너무도 그립다.
어두운 밤 외할머니 손을 잡고 우리 집으로 돌아가던 그 어린시절이 너무 그립다.
문득 외할머니가 그리워질 때, 할머니를 추억할 수 있는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은 것이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