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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없다는것
게시물ID : gomin_14466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2tpZ
추천 : 6
조회수 : 33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6/03 22: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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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베스트금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 친구가 없습니다
 

 
 
 
 
제 나이 23살 2학년 복학생입니다.
저라고 태어날때부터 친구가 없던건 아닙니다. 초등학교때는 매일붙어다니는 친구들도 있었고
기억나는 친구들도 꽤 있습니다 과일가게 아들이었던 승이는 옆동네였지만 항상 놀러가서 놀았었고
같은 동네에 사는 애들도 있어서 친구집 가서 잔적도 많았고 탑블레이드 마리오 레고 겟엠프드 등을
하면서 거의 매일 붙어다녔었죠
하지만 6학년 때 아버지 사업때문에 이사를 하게되고 전학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친구들과는 다른 중학교로 가게됩니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나이에 친구라고는 단 한명도 없이
낯선동네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친구들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물론 같은반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있는 아이들 뿐이었지만요
집이 같은방향인 아이들이 생겨 등하교도 같이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가장 친한친구인 아이와 치고받고 싸우게되고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는 자존심이 뭔지 사과한마디 못하면서 멀어지게 되고
그 친구와 친한친구들마저 저와 멀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 무리가 집방향이 같은 아이들이었고 그로인해 집가는길이 항상 저 혼자 다니게 됩니다
집가는길에 분명 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뭔가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 저 혼자만 투명인간이 된 그런느낌을
매일 받으며 학교를 다니게 되죠
그때부터 였을까요? 친구라는 관계에 대해 두려움이 생긴게
뭐랄까 그 이후부터 친구가 생겨도 가장 친한친구라는게 없는것 같은 그런 느낌?
다른아이들은 누구랑 제일 친한지 말을 하는데 전 제가 친하다고 얘기했을 때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할까?
아니면 어떡하지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건가? 이런 두려움 때문에 친하긴 하지만 정말 베프라는 친구가 없이
중학교 생활을 마치게됩니다
그리고 또 한번의 아버지 사업을 이유로 이사를 하게 되어 다시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사실 이 때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나를 전혀 아는 사람이 없는곳에서 새롭게 출발하자라며 스스로 다짐도 했고
나름 적응도 잘해가는듯 했지만 다시 한번 이사를 하게됩니다
정말 이 때 부모님께 반항도 많이 했습니다
이사가기 싫다고 이사하면 전학해야 하는데 이제 겨우 친구들이 생겼는데
또 다시 친구없이 학교생활하기 싫다고 말이죠
 
 
 
 
 
 
 
하지만 아버지 사업이 조금 어려워 지셨기에 자취를 시켜줄 상황이 아니어서
다시 한번 전학을 가게됩니다 전학간 학교에 가면서 그래 전에 한번 했는데 또 못하겠어?라는 생각을 하며 입학했지만
상황은 전과 달랐습니다 2학년이 되면서 문과 이과를 정하게 되는데 전 문과였고 학교에 문과는 1~3반 이과는 4~8반이었는데
문과에 학생이 1반은 남반 2반은 여반 3반은 합반이었는데 전 3반으로 배정됬고 3반은 저포함 38명중 여자가 33명 남자는 5명 이었습니다.
첨엔 당황했지만 그래도 있는 남자아이들과 친해져보자였는데 전학간 학교는 성적순으로 반을 나눠놓은거여서 말그대로 합반 남자 4명은
공부못하는 소위말하는 잘나간다는 아이들이었기에 친해지기는커녕 무시당하면서 학교생활을 보내게 됩니다
 
 
 
 
 
 
당시에 저는 반곱슬 머리에 통통한 몸에 작은키 거기에 안경까지 쓴 아이었기에 여자애들과는 친해지지도 못한 채
그저 그런 존재감 없는 아이로 졸업을하게되고 대학에 가게 됩니다 대학생활은 처참했습니다
남들 다 한다는 동아리조차 들지 못했고 OT는 가봤지만 남들과 친해지지도 못하고 학교도 안나가서
학점은 1점대 학고를 맞고 성적표가 집으로 날아와 부모님께서 그걸 보시게 되고
아버지 이름에 먹칠을 할 생각이냐며 저에게 왜 이렇게 사냐며 혼내시던날
전 정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 이후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가려 했지만 나이가 안되었기에(빠른년생이라서 신검을 다음해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고 그렇게 지내다 아버지께서 너도 같은 또래랑 지내며
사회생활을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하셔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제 인생의 전환점이자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곳은
아버지 회사 건물 3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보다 4살많은 누나가 들어오게 되는데
정말 학교다닐때 조차 좋아하던 사람이 없던 제가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원래라면 말조차 못했겠지만 집이 같은방향이어서 어쩌다보니 친해지게 됬고
누나에게 잘보이기 위해 생전 안하던 운동도 하고 옷도 사고 나름대로 제 자신에게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12년 9월 10일 입대를 하루 앞두던 날 고백을 준비하고 누나를 불러 기다리던 중
긴장이 너무되서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화장실 칸에서 나오려는데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야 그거 아나? 돼지새끼 xx한테 오늘 고백할라는거 같던데? 보니까 양복빼입고 구두신고 머리에 왁스바르고 별 지랄을 하고옴 ㅋㅋㅋ"
"금마  xx랑 니랑 사귀는거 모르나?"
"당연히 모르지 사귄지 일주일됬고 그동안 내가 연애상담해주고 별 지랄을 다했는데 ㅋㅋㅋ"
"와 병신아이가 ㅋㅋㅋ 근데 xx는 오늘 왜 온다는데 분위기보면 고백할라는거 대충 안다 아이가?"
"야 당연히 사장 아들이니까 글치 여기 개 꿀알반데 시급 9천원대라 지원자 넘쳐나는데 일 못해서 짤릴뻔한거 저새끼가 막아주니까 그렇지
 그리고 일끝나면 차태워줘 맛있는거 먹고 싶다고 하면 사다바쳐 그리고 내일 군대가는데 군대가면 끝이니까 글치"
 
 
 
 
대충 이런식이었습니다 대화하던 두명은 제가 그나마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였기에 아버지께 말씀드려 일하던 친구였는데
그런식으로 절 생각하고 있고 또 누나도 그런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뛰쳐나가 욕도하고 왜 그랬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고
다음날 입대를 했습니다 군대있는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동기가 생겼고 동기가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기에 힘든일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동기는 제 배경을 모르는 아이였고 7사단 훈련소부터 후반기 교육 자대까지 같이 오다보니
동기는 정말 내 인생에서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바로 일년전 오늘까지는요 근데 그 친구놈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제 인생 유일하게 친구라고 생각할수있는놈이요
6월 10일 전역을 앞두고 말차중에 교통사고로 말이죠
 
 
 
 
그런데 오늘 논리와 사고 강의 때 교수님께서 제게 이렇게 물으시더라구요
자네는 가장 친한친구와 함께 한 일 중 가장 행복했던일은 무엇인가라고
제가 말했습니다
전 친구가 없습니다라고
그러자 다들 비웃더라구요
수근수근대더군요 "아싸인가봐"
"야 같은과에 친구 하나 없는게 말이되냐 진짜 아싸인가보네"
등등 많은 소리가 들려오고
교수님조차 자네는 친구가 없다고 하는데 그럼 뭐가 문제인거 같냐고
공학도는 인간관계가 중요한데 그렇게 지내면 안된다는 등
좀 더 노력해서 졸업하기전에 친구를 만들어야 된다는 등
많은 말이 들려왔지만 제 귀에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늘따라 친구놈이 보고싶은 하루네요 군대 있을동안 같이 휴가한번 못 맞춰나가봐서
술한번 못마셔본 놈인데 전역하면 실컷 마시자던 친구놈이었는데
그래서 소주한병 사서 납골당 다녀왔습니다
친구가 없다는게 더욱 가슴아픈 날이네요
 
 
 
 
 
 
 
 
 
 
민혁아 오늘따라 니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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