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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글
게시물ID : readers_14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츄우기
추천 : 2
조회수 : 37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08 01:39:03

맞춤법, 띄어쓰기가 매우 엉망입니다.
오탈자도 많습니다.



 

1.
 나는 너의 손을 붙잡아본다. 

 
2.
너와 처음 만났을때도 그랬지. 너는 그랬어. 처음 보는 내 손을 스스럼없이 붙들고 이끌었지. 우리는 항상 손을 잡았다. 맞잡은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체온은 너무나 따듯하고 아늑했어. 너를 안은것도 아닌데 나는 널 안고있는 것 같았지. 아니, 너가 날 안아줬지. 그럴때마다 나는 완벽히 무장해제가 되곤 했다. 회사에서는 잘 닦은 날붙이에 갑옷으로 중무장 한채 정글을 전진하다 주말에 너를 만나면 속옷까지 벗어던지는것 같았다. 네 앞에서 나는 쓸데없이 경계를 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다른 커플들이 포옹하거나 허리를 휘감고있어도 우리는 손을 놓지 않았다. 한 여름의 불볕 더위에도, 그 더위로 인해 아스팔트가 잔뜩 열을 받아 공기가 뜨거워도, 비가 온 뒤의 습한 날씨에도 우리는 깍지를 끼고 있었지. 맞닿은 손바닥에 땀이 배겨 축축해지고나서야 깍지를 잠시 풀어 손바닥을 닦아냈어. 그리곤 자석처럼 손바닥이 다시 맞붙었지.


3.
 그렇게 깍지를 끼고 걷다가 너가 날 올려다보면 서로 눈을 마주칠 수 있었어. 네 눈 속에는 내가 가득했어. 그것이 너무나 좋았어. 펄을 뿌린 것처럼 검은 눈동자 안에 별빛이 가득했어. 햇빛 아래에서는 검은색이 빛을 머금어 짙은 고동색이 되었지. 그 속엔 언제나 내가 가득했고 우리는 별빛 가득한 우주 속에서 끝없이 춤을 추었어.


4.
흰 피부에 언뜻언뜻 비치는 푸른 핏줄도 아름다웠다. 가끔 나는 현실과 꿈을 구별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내 옆에서 웃고있는 네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빛이 나서 현실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네 여린 손목을 붙들고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팔딱거리는 심장 소리를 듣고나서야 현실감을 되찾곤 하였다. 그 심장소리는 너가 살아있음을 알려줌과 동시에 나를 현실로 인도하는 이정표였다. 내 손가락이 손목을 훑으면 너는 간지럽다고 꺄르륵 웃었다. 그러면서도 손목을 빼지 않았지. 너는 내 생각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조용히 웃으며 나를 보곤했어. 알고 있었던걸까? 물어보고 싶지만 끝내 묻지 못했지. 내 생각이 들킨게 부끄러운 이유도 있었지만 묻지 않아도 너는 이미 나에게 답을 준 것 같아서였다. 


5.
네 손을 가득 쥔 내 손바닥에서 너의 체온이 느껴진다. 끼고있는 흰 장갑을 스믈스믈 뚫고와 살갗을 간질이는 이 온기는 너의 체온이였다. 너무나 익숙해져서 잊을 리 없고 그리워서 지울 수 없는.
꽉 쥔 주먹을 서서히풀자 그 틈새 사이로 바람이 집요하게 파고들어와 기어이 너를 앗아간다. 손바닥 안에서 허물어지는 너를 다시 쥐어보려하지만 이미 바람은 전부 품에 안은 채 저 멀리 날아간다. 

 6.
그러고보면 너는 평소에 죽음을 무서워했었어. 어느날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너는 말했지. 사실 사후세계 같은것은 없고 죽으면 꿈 안꾸고 자는것처럼  자기자신이 그대로 사라지는것 아니냐고. 그대로 나라는 인간은 우주에서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무섭다고 말했었지. 
네 머리카락이, 잔뜩 길고 윤기나던 검은 머리카락이 한 뭉텅이씩 빠지면서 너는 다시 죽음에 대해 공포를 느꼈었지. 자는것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했어. 나와 쉼없이 카톡을 하다 쪽잠을 자기 일쑤였지. 가끔 밖에 나가면 공원 벤치에서 내 무릎을 베고 깊이 잠들곤 했지. 그때가 네가 제일 편하고 깊이 잘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7.
나는 다시 너를 쥐고 바람의 품에 안겨주었다. 바람은 그것도 아쉬운지 장갑에 남아있는 너의 여운도 전부 털어간다. 너를 쥘 때마다 내 손바닥은 뜨거워지고 심장이 펄떡거린다. 그러다 바람이 앗아가면 손바닥은 차갑게 식어내리고 심장은 떨어져서 터져버린다. 또한 코르크 마개를 삼킨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어진다. 
나는 더이상 너가 없는 정글을 헤치고 나아갈 자신이 없다. 나는 끊어진 연이자 태풍 속에서 길을 잃은 나비요, 바다 한 가운데에서 자력을 잃은 나침반이자 날개가 부러져 추락하는 새다.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왔던 길만 되돌아본다. 내가 너를 모르고 살아온 시간이 알았던 시간보다 더욱 길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그것보다 곱절 이상으로 길텐데 그것들이 전부 가시덩쿨이 되어 내 목을 조른다.
너의 체온이, 눈동자가, 심장소리가, 네 목소리가, 얼굴이, 손길이 그리워 나는 더이상 견딜 수 없는데 더이상 만날 수 없음에 목이 메인다. 널 대체할 수 있는 그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사실에 속이 꺼멓게 죽는다. 심장이 쿵쾅 거리며 뛸 때마다 조금씩 허물어진다. 허물어진 조각들이 떨어지다 산산조각이 나면 이미 죽어버린 가슴이 또다시 아려온다. 

 8. 
그러니 우리 둘이 함께 나아가자.
다시 손을 맞잡고 산을 넘어가다가 계곡에서 잠시 발장구를 치며 쉬다 다시 걸어가자.
꽃이 잔뜩 핀 평원을 지나 강을 따라 내려가자. 너가 좋아했던 바다에 도착하면 철썩거리는 파도의 손길이 닿지않는 모래위에 우리의 이름을 천천히 새겨넣자.
그리곤 바다를 건너 아무도 없는 섬에 가자. 
우리 둘만 존재하는 그 섬 안에서 우주를 바라보며 다시 손을 마주잡자.




조각글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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