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간에 연락 빈도는 싸우기 딱 좋은 주제죠.
가장 좋은건 서로 빈도가 비슷한 경우인데
딱 맞게 떨어지는 경우는 잘 없으니까요.
제가 아직 대학생일때의 일화입니다.
사정상 여자친구와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는데
저는 연락을 되도록 자주, 여친은 듬성듬성 하는 식이라
약간의 마찰음은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큰 탈은 없었어요.
저도 여자친구도 각자의 학교에서 볼 일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 시간이 남아서 전화를 하다가 여자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해서 잠시만 기달려 달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알겠다고 전화를 끊었는데..
30분이 넘도록 연락이 안됩니다.
차라리 기다리지 말고 볼 일 보라고 하면 알겠는데
기다리라고 하니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데..
1시간쯤 넘어서야 겨우 연락이 닿았습니다.
이렇게 기다리게 할꺼면 도중에 메세지라도 넣어주지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핀잔을 주었죠.
* 기다리지 말고 그냥 볼 일 보면 되지 않냐고 하실수도 있는데
뉘앙스가 정말로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느낌이었기에
기다린거지, 평소에 이런식으로 기다리지는 않아요. *
여자친구는 그게 왜 너무한거냐고 화를 내고
저도 화를 내고..결국 제가 그럼 친구에게 물어보든가? 라고 하니
정말로 물어보러 간다고 하더군요.
금새 물어봤는지 다시 전화가 왔는데
방금전의 기세가 좀 누그러뜨러져 있길래
모른채 하면서 친구가 뭐라고 하던데? 라고 물어보니
'바쁜 사람이면 화낼수도 있겠네'라고 답했다고 했답니다.
친구라서 그런지 대놓고 '너가 잘못함' 이라고 말은 안했지만
제 입장도 이해해줘서 참 고맙더군요.
아무튼 그 뒤로 화해는 했지만 헤어질때 까지
연락 문제로 자주 다투곤 했습니다.
지금 와서 느끼는것은..
연락 문제는 일종의 도의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절대 자기가 먼저 연락을 안한다던가
하루에 한 번도 연락을 안한다던가 등등..
연애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본적인 개념이 없으니, 왜 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거죠.
서로 연락을 안하는 스타일이면 물론 얘기가 다르지만
어느 한 쪽이 연락을 바란다면, 그에 응해주는게 도리라고 봐요.
자기가 왜 하는지 모른다고 해서 안해도 되는게 아니라고 봅니다.
* 이건 도중에 친구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나와서 덧붙입니다만
시시콜콜 친구와 상담하는 성향의 사람과 사귀는건 썩 추천을 못하겠더군요.
자기 주관이 없다보니 그 사람과 사귀는게 아니라
'한 집단의 대변인'과 사귀는 기분이에요..아바타 연애하는 기분?
여자분들이 수다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모두가 그러지는 않을텐데
친구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은 너무 심할정도로 받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