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일 가량 이어지던 그사람과의 인연이 오늘로 끝이 났네요
남자친구는 항상 힘들어 했어요
인생이 너무 힘들다고.. 본인 뜻대로 되는일이 없다고..
그래서 누구와있어도 행복하지가 않다고..
처음엔 그저 내가 힘이 되어줘야겠다 생각했지요
안그래도 외로움 많이타는 사람인데 내가 곁을 지켜주면 그게 힘이되지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여러 투정들을 받아주기 시작한지 딱 1년이 됐는데
1년사이에 예전에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어디갔는지 사라져버리고
인생을 비관하는 모습만 남아있었어요
남자친구 집이랑 저희집이랑 지하철로 2시간 거리인데
10번 만남중 9번정도는 제가 남자친구 동네로 갔었던거 같아요
몇달전 딱한번 중간지점에서 만난적이 있었는데
그날은 저를 위한 날이라며 제가 먹고싶었던걸 먹고 프리마켓에서 파는
팔찌도 사주고 이런날이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날은 정말 행복했어요
그러고 이틀후에 남자친구는 저를 원망했어요
자기가 피곤한데 꼭 거기서 봤어야했냐고 꼭 그런델 돌아다녔어야했냐고.. 저때문에 피곤해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고..
아.. 그 후에는 그사람에게서 아무것도 기대할수가 없게 되더라구요
정말 누구보다도 깊이 사랑했었는데..
이런일들이 겹치다보니 마음은 점점 멀어져만 갔어요
남자친구의 마음도 예전같지가 않은것 같았구요..
오늘 새벽에 제가 카톡으로
예전에는 서로의 존재를 크게느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거같다고 하까
남자친구가 자기도 저에게 할얘기가 있는데 카톡으로 얘기를하면 오해가 생길수도 있으니 이런얘기는 만나서 하는게 좋을거 같다면서
새벽5시에 저희집앞으로 와서 얘기를 하게 됐어요
7월, 8월동안은 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기라서요
저는 원래는.. 두달동안 우리가 하고싶은 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나씩 이루고 싶었어요 ..
그리고 이제 조금은 나를 위한 사랑을 줄수있냐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제가 그런 얘기를 꺼내기 전에 남자친구는 또 같은 얘기를 했어요
너무 힘들고 우울해서 누구와 있어도 즐겁지 않다고.. 자기가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아무도 만날수있는 힘이 없다고..
그래서 저와 연락을 할순 있겠지만 우리가 여유가있는 7,8월 동안은 정리를 하는게 좋을거 같다고..
그러면서 제가 고맙지만 동시에 저에게 피해를 주고싶지 않다는 그런 책임감도 느낀다고 하더라구요 ..
저는 인간관계라는게 이렇게 일방적이면 유지가 될수 없다고
이 이상은 저에게 무리라고 했어요 ..
다른 많은 말들을 했는데.. 그냥 그순간 눈물을 참는거에 집중해서 지금와서는 제가 무슨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약해보이기 싫어서 쎄게 나왔었는데..
남자친구는 계속 저보고 좋은사람이라구 고맙다구 미안하다구 그러더라구요 본인도 본인이 이렇게 보잘것없는 사람인줄 몰랐다구 ..
저는 아무말도 안나와서 그냥 안녕 하고 돌아서서 왔어요..ㅎㅎ
저 잘한거겠죠.. ㅎㅎ
그렇게 속으로 미워했었는데 막상 마지막에 매정하게 굴었던게 왜이렇게 마음에 남는지.. 이러다간 괜히 연락하게될까봐 이곳에라도 글 남겨요..ㅎㅎ 사실 남자친구와 헤어진건 그렇게까지 슬프진 않은데
헤어짐이 안 슬프단 사실이 저를 슬프게 만드네요 ..
괜히 자려고 누우면 서로 애타게 사랑했었던 시절이 떠오르고..
그시절 그때에는 참 누구보다 예쁘게 사랑했었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