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계단 밑 창고에 한달 전 쯤 불청객 하나가 숨어들었다.
현관을 열면 후다닥 튀어나가는 검정색 고양이.
행색도 꼬질꼬질하고 못생긴 것이,
어디가서 귀엽다고 밥얻어먹고 다니진 못하겠구나 싶었다.
내다놓은 쓰레기 봉투를 자꾸 뜯어놓길래
일회용 용기 두개를 가져와 물과 밥을 놔주고,
튼튼한 박스와 안 입는 스웨터로 집을 만들어 녀석이 숨어있던 곳에 놔 주었다.
아직도 쓰레기봉투라도 버릴라 치면 기겁을 하고 도망을 간다.
그래도 집은 잘 애용하는 듯 하다.
보름 전 쯤인가.
꽁치캔 하나를 따서 밥그릇에 놔주었는데,
한 두입 정도 먹고 그대로 있었다.
그 뒤로 꽁치는 줄지 않고 계속 방치되있었고,
그대로 두면 상하거나 썩을까봐 사료로 바꿔놨다.
일주일이 넘게 사료가 그대로인것을 보면,
썩 건강해보이진 않았던 녀석이라 어디가서 죽은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리고 3-4일 전 부터 녀석이 다시 박스안에 들어와 살았고,
밥도 먹고 있다.
죽은줄 알았는데 아직 살아있었네 하며
지인에게 창고 불청객 이야기를 해 주었다.
지인은 나에게
'그렇게 안 생겨서 고양이 많이 좋아하나보네? 의외다.' 라고 했다.
난 '동물 별로 안좋아한다. 진심으로.' 라고 대답했고,
나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지인은 벙쪄있는 표정을 지었다.
반전이 지나쳤던 탓인가.
지인은 잠시 말을 정리하는 듯 하더니 나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왜 그렇게 신경써서 돌봐주는데?'
난 대답했다.
'나보다 작고 약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