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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신파] 상수리 나뭇가지에 뭐가 걸려있냐믄요...
게시물ID : humorbest_144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컬트신파
추천 : 43
조회수 : 2387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0/28 11:18:32
원본글 작성시간 : 2003/10/28 08:32:41


요즘 웬지 몸이 나른하고 식욕도 없는게... 

가만 생각해보니 "아!" 뭔가 짚이는게 있더군요. 



어차피군 모친을 불러앉히고 말을 시작했습니다. 



[신파] 여보자기야 내말 잘들어.. 



[어차피모친] 응 자갸 왜그래? 



[신파] 나 없어도 어차피군 키우면서 혼자 살수있지? 



[어차피모친] 자,자갸 왜그래 먼 일있어? 



[신파] 국민 연금도 나올거고 


보험회사에서도 웬만큼은 나올거야. 



[어차피모친] 자,자갸 대체....왜그래?.... 



[신파] 짚이는게 있어서그래... 

전부터 들어온 말도 있구, 

아무래도 나 오래 못살거 같아.. 



[어차피모친] 자,자갸 장난하지 말구...대체 무슨 일인데?..ㅡ_ㅜ 








[신파] 천재는 다 요절한대.......-_-;y~oo00 







천재가 요절한다는게 맞긴 맞나봅니다. 


마누라 한테 맞아죽을 뻔..;; 

(아, 근데 지금 죽는다해도 그다지 요절두 아닌가?...ㅡㅡa) 





◈ 상수리 나뭇가지에 뭐가 걸려있냐믄요..... 




할일없이 빈둥대지 말구 

아들내미 델구 등산이나 다녀오라는 그녀의 말을듣고 



"남편이랑 아들 내보내구 맘놓고 바람피겠다 이거지??" 


라고 했다가 두 번째 죽을 고비를 넘기고나서.;;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북한산으로 산행을 나섰습니다. 



코스는 잘 알려진 불광동코스나 

도선사 코스가 아니고 제가 어렸을 때 자주 다니던 

화계사 쪽 등반로를 따라 가기로 했습니다. 



가을의 정점에 들어선 기분이더군요. 



단풍으로 물든 나무며 

시원한 가을바람 

거울같은 계곡물.... 




혹자는 디댤이 사나이의 로망이라지만.;; 



디댤따윈 졸업해 버린 한 사내와 

디댤따윈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한 사내는 

진정한 사나이의 로망을 느끼며 

산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야 그럴듯하다.^^;) 




산 중턱에 이르자 어차피군이 

조금은 무료한 산행이 지루해졌는지 

나뭇가지를 꺾어서 풀숲을 툭툭치며 조금 쳐진채 따라오더군요. 




그 때 였습니다. 

낙엽위를 뭔가가 미끌어지는듯한 소리를 들은건.... 



신파의 심장을 멎기 직전으로 만들며 

등산화를 스치며 빠른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그 것. 



7,80cm 정도 되는 길이의 

나무색으로 위장된 진갈색의 파충류... 




"오마나!"...... 뱀이었습니다!!!1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말 요절하는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녀석은 삼각형의 머리통을 지닌걸로 보아 

독사가 분명했습니다. 



전 순간 너무나 당황했습니다. 

뱀이 내려가는 진행방향.... 



그 곳엔 아직 요절하지 않고 버티고있는 

신파 쥬니어 2세 어차피군이 있었으니까요.. 




"야야..피햇!!" 


하고 말하는 제 외침은 부질없었습니다. 



불행한 날이었습니다. 










그 뱀에게는.........._-_.;; 






어차피 군... 

뱀이 자기를 향해 미끄러져 내려오자.. 




◑.◐<-눈이 이케 변하더니.. 

(첨엔 공포에 질려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아까부터 풀 숲을 톡톡 치며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번쩍 들어서 내려치기 시작하는데, 


(전 제아들에게 신이 내린 줄 알았습니다...-_-;) 



왕년의 천재복서 슈거레이레너드의 연타가 무색하더군요.....;; 



불과 0.5초만에... 한 20대쯤 맞았나 봅니다. 




뱀 꼬리에 파르르~~ 하고 경련이 일어나더군요 

마치 밤일 치르고 난 신파처럼...*-_-*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오른 발을 번쩍 들어서는 뱀 머리를 쾅 밟았는데.. 



아까 뱀 머리가 삼각형이라고 한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형태를 알아볼 수가 없게 됐으니까요..;; 



간단히 이브의 유혹자를 제압해버린 녀석... 

널부러진 뱀을 나뭇가지에 처억~ 걸쳐서는 



"아빠 받어!!" 하면서 던지더군요 



무서워 디지는 줄 알았습니다.......-_-;; 



전생에 땅꾼이 아니었을까 의심되는 어차피군에게 걸려 

불운한 최후를 맞은 뱀님을 나뭇가지에 걸어 

장례를 치뤄주고나서 못다한 산행을 계속하려했으나.. 



울트라리스크보고 놀란가슴 

히드라만 봐도 놀란다고...... 



비슷한 나뭇가지만 봐도 자꾸 꿈틀대며 달려들 것 같고 

자꾸 남편 복수하러오는 암놈 뱀 나오는 전설의고향 

생각이나서 산행을 접고 그냥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엄마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고싶어서 

자꾸 돌아가자는 어차피군의 성화도 물론 거셌구요..^^; 




집에 돌아오자 마자 



어차피군은 한가하게 오수를 즐기다 깨나 

턱 밑에 침자국이 선명한 제 엄마에게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어차피 모친은 놀랐다 웃었다 안색이 수시로 바뀌더니 

얘길 다듣고나자 저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어차피 모친] 웬수..댁은 머했수? 


[신파] 나?..뱀 못도망가게 퇴로를 차단ㅎㅏ... 


[어차피 모친] ㅡ_ㅡ++ 




그렇게 가을 휴일의 헤프닝은 끝났습니다. 




만.....갑자기 그녀가 묻더군요. 




[어차피 모친] 근데..뱀은 어쨌수? 



[신파] 버렸어...징그럽게 그건 왜? 



그러자 제 눈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길이 

7.80cm 쯤 내려오더니..... 




{어차피모친]ㅡ.-...음,,...아깝네...쯥.. 



하면서 돌아서더군요... 




아,,,그 눈길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요..? -_-a 







◈글쓴이 신파 




요즘 기가 허하신부운~~~~~~~~~ 

화계사 등산로 해발 428M 지점 상수리 나무가지에 

그놈 아직 걸려있을거거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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