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이 여느 여름날 같지 않게 시원하기도 하고 공기도 좋아서 창문을 자주 열어 놓는다. 대학가 주변에 사는지라 지나가는 학생들의 대화소리가 들려 본의아니게 듣게 되는데 왜 그렇게 욕을 많이 하는지... 여러 명이서 얘기하며 갈 때 "씨발새끼, ㄱ ㅐ새끼, Byeong신새끼, 존나, 개00하다" 라는 말이 안 들린 적이 없다. (남자끼린데도 '놈' 이 아닌 '년' 으로 말하는 건 뭔지...) 듣고 있으면 귀가 고통스러운 느낌이랄까. 장난의 표시, 친근감의 표시라 생각하고 그렇게 쓸 수도 있고, 혹은 정말 화가 나서 그렇게 쓸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장난으로 내게 "야 이 새끼 말하는 거 존나 개웃기네!! ㅋㅋ Byeong신새끼." 라고 말하면 썩 기분이 좋진 않다. 그 전까지는 어디 있든지 간에 욕이 들려도 아무렇지 않게 넘겼는데 요즘 자꾸 들리니 눈살이 찌푸려지고 화가 난다. 정작 그 사람들은 나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데 나 혼자 그들의 대화에서 들리는 욕에 신경쓰고 분노한다. 내가 예민한 걸까? 하하 내가 꼰대인 걸까? 하하 (20대 중반이지만...) 화가 날 때 "아 씨..." 라고 말은 하지만 혼자 있을 때나 여럿이 있을 때 비속어를 쓰며 말한 적은 없다. 문득, 우연히 엿들었던 대화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던 적이 언제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이곳에라도 끄적거리면 이 찜찜한 기분이 좀 나아질 것 같아 이렇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