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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돈을 잘 벌어오는데 불행해요
게시물ID : wedlock_123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학꽁치
추천 : 5
조회수 : 7264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8/07/12 12:30:14
결혼 승낙받고 같이 사는 중인 커플입니다.


남자친구가 딱히 스펙이라할게 없어서
보험영업, 노가다 등을 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어요.

예전엔 아침마다 도시락 같이 싸서
저는 회사에서 먹고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대로 먹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같이 장 보러가서 재료 사오고
저는 밥 차리고 남자친구는 청소기 돌리고
빨래 널고 걸레질하고


그러던
남자친구가 요즘 사업(?)을 해요.
벌이는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근데 저 요즘에 너무 불행해요.


결국 사람한테 영업하는거라
하루종일 휴대폰 붙잡고 있고, 컴퓨터 잡고 있고

점심 즈음에 나가서 영업할 사람이랑 식사하면서
사업 설명하고,
저녁엔 다른 영업할 사람 만나서
식사하면서 사업 설명하고


주말에도 틈만 나면 컴퓨터랑 휴대폰 붙잡고 있어서
주말엔 안하면 안되냐고, 나 일주일에 겨우 이틀 꼬박 붙어있는건데
꼭 그래야만하냐고 해서 이제 주말에는 안 해요.



처음엔 돈 많이 벌어와서 외식 자주하고 좋았어요.


이기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요즘 불행해요.


평소엔 남자친구랑 같이 먹으려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반찬 대여섯개를 새로 만들어서 냉장고에 채워두고,
저녁 메뉴도 매일 다르게 해서 남자친구랑 같이 저녁 먹었는데..


점심, 저녁을 다 나가서 먹고..
저녁에 가끔 같이 먹게되면 외식하게 되면서
제가 만든 반찬들은 먹어보지도 않고
상한 상태로 냉장고에서 썩다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더라고요.


불행해요.


원래 요리하는걸 정말 좋아해서
인스타에 매일 같이 먹는 저녁상 사진 올리고,
남는 반찬으로 싸놓은 제 점심 도시락도 올리고 했는데

요즘엔 버리는게 아까워서 반찬도 안 하다보니까
도시락 먹을 일도 없어요.


한 일주일 넘게 계속 우울해서
생리 전 증후군인가 싶었다가

그제 떡볶이가 땡겨서 혼자 떡볶이 한 번 해 먹었더니
요리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어제는 마트에서 재료 사와서
반찬 세개하고 찌개 하나 끓여서 혼자 저녁 먹고
오늘 남은 반찬으로 도시락 싸와서 먹었어요.

순간 예전 생각이 나서 우울한게 풀리더라고요.


남자친구한테 그래서 반찬 사진이랑 찌개 끓인거 사진 보냈는데


반찬했다는 사실도 아예 까맣게 잊고
밖에서 국밥 한그릇 먹고 집 간다는 말이
왜이렇게 서러운지 모르겠어요


우울증인가요


같이 산다는게
같은 이불 덮고 한 침대에서 같이 잠만 자는게 아니잖아요.
저 정말 너무 불행해요.


제가 너무 이상한가요
모르겠어요 그냥 불행하고 우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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