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반려견 진정이나,
근처에 사는 노랑둥이 치즈냥이 두마리에 대해 동물게에 글을 올리던 20대 후반 여징어예요.
오늘은 너무너무 반가운 만남이 있었어서 자랑하려고 왔어요!
작년 겨울, 이 동네에 이사와서 노랑둥이 치즈냥이 둘보다 먼저 만난
진정이도 아직 없던(진정이는 이 때 본가에 있었어요)
제가 '진순이'라고 이름 붙여줬던 삼색냥이가 있었어요.
12월 초에 만나 거의 한달?간을 매일같이 만났었어요.
엄청 싹싹해서 저 말고도 동네 주민들의 호의를 갖고 인사하면 성큼성큼 다가와서 부비던 아이였어요.
저는 이녀석을 위해 고양이사료를 사서 매일 사료를 챙겨줬었죠.
막 만져도 얌전하고
평상 밑에 저 밥그릇은 제가 밥과 물을 챙겨주던 그릇이예요.
하룻밤이 지나면 따라줬던 물이 꽁꽁 얼어있곤 했어요. 그만큼 추웠던 겨울 ㅠㅠ
냥냥거리며 다가와 같이 산책도 해주고
유난히 추운 겨울 밤에는 잠시 집에 들어와
몸을 덥히고 나가기도 했었어요.
그렇게 몇 주를 같이 보냈는데
정말로 어느 날 갑자기, 항상 나타나던 곳에서 나오질 않더라구요.
항상 나오던 근처에서 부르면 쏘옥 나오곤 하던 아이가 안나와서
진순아! 하고 며칠을 찾아다녔는데도 안보이더라구요.
그렇게 사라졌었어요.
마음이 아팠지만, 워낙에 싹싹한 아이라 맘좋은 누군가가 데려갔나보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하려 했어요. 그래야 마음이 덜아파서요
엊그제에도 노랑둥이들을 만나면서 진순이가 생각나서
'혹시 너네 진순이라고 알아? 너네들이 구역에서 쫓아내거나 한 건 아니지?'하고 말걸었었는데
오늘!!
진정이를 산책시키다가 정말 우연히! 발길이 닿은곳에서
진순이를 만났어요!!!!
저 이마빡 까만털 무늬며 코에 묻은 짜장이며
진순이다!! 싶어서 너무너무 반가워서 ㅠㅠㅠ
진순아!! 했더니 절 슥 보고 풀숲으로 쏙 들어가더라구요.
강아지가 있어서 놀라려나 싶어서 진정이는 안아들고 좀 가까이 가봤어요.
너무너무 반가워서 ㅠㅠㅠㅠ 진순아 잘있었어?? 왜이리 말랐어?? 하고 말거는데
뒷쪽 풀숲에서 가느다랗게 애옹~하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쪼꼬미 새끼가 한마리 쏙!!!
너 아가 키우느라 그동안 안보였구나!ㅠㅠ
한 마리만 낳은건지, 한 마리만 살아남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특하기도 하고 안도감도 들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어요
진순이는 제가 기억하던 작년의 모습보다 많이 말랐고 꼬질해져있었어요.
그리고 진순이가 열심히 키웠는지, 새끼냥이는 참 건강해보였구요.
너무 반가워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랑글 쓰네요.
조금 있다가 다시 가보려구요.
길냥이니까 사람들 눈에 띄는 곳에 계속 있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저처럼 찾는 사람에게도 눈에 띄지 않을만한 안전한 곳에 있기를 저도 바라지만
혹시나 싶어서요. 혹시나... 새끼냥이 잘 키우라고 캔이라도 하나 따주고싶어서요.
오늘 오전에 안좋은 일이 있었어서 너무너무 우울했는데
진순이가 나타나줘서 마음이 엄청 따끈따끈해졌네요.
진순이 이쁘죠?
제 앞에 다시 나타나줘서
사실은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기적같고
무엇보다 너무너무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