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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출발을 알리던 총성은 내 등을 향한 거였어
게시물ID : freeboard_1773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온마음다바쳐
추천 : 3
조회수 : 22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7/17 21: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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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스타팅 블록에 발을 올리고
오른쪽 다리를 더 많이 굽힌다
왼발이 더 먼저 나갈수 있게

고개를 숙이고
양 팔을 앞으로 벌려 땅을 짚는다

마치 황제에게 신하가 예를 올리듯

나는 이 자세가 마음에 든다
이 경기가 신성한 의식을 치르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무엇을 향해 가는 
스타팅포인트에서
나는 어쩐지 망설여졌다

이 경기의 결승점에 
내가 바라는것이 있을까
최선을 다한다 해도 

승리를 한다는 것이 무얼까
세상을 살아 간다는 것이 무얼까
달린다는 것이 무얼까

‘ 탕 ! ‘
 
넘어질것처럼 가파른 자세로 
바닥의 우레탄을 보며 출발한다
발의 앞부분만을 사용해 땅을 딛는다
추진력이 붙자 서서히 고개를 든다

 이 찰나의 순간

나는 하나의 상상을 한다
결국 나는 저 결승점을 지나지 못하고
붉은 우레탄을 더 붉게 만들며 쓰러지는 상상

나를 앞으로 뛰게 만드는 총성이 나를 죽이는 상상
   
내 희망이 나를 죽이는
내 꿈이 나를 죽이는
내 사랑이 나를 죽이는

상상

내 희망 내 꿈 내 사랑 
제발 날 죽이지 말아주오
난 그대밖에 없는걸 알잖아

그대가 날 뛰게 만들었잖아
어째서 날 죽이는거야

하지만 총성은 이미 울렸고
나는 그것을 들었고
달리기를 시작했고
총알은 나를 향해 날아오고

운명은 이미 정해져있던것
총성을 들은 순간   
 
출처 탕탕탕 탕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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