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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했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1449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웅백
추천 : 10
조회수 : 440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5/11/02 20:46:29
지난 수요일 대로를 걷고 있는데 골목길에서 갑자기 뭔가가 튀어나왔습니다. 강아지더군요. 어떤 아저씨가 동행하고 있었는데, 택시를 운전하신다며 하루종일 강아지가 혼자 있다고 데려가라고 하더라구요. 황당했지만 안 그러면 유기견 센터에 보낸다느니 하는 말에 덜컥 데려왔습니다.

집에 데려오니 역시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귀에는 잔뜩 배부른 진드기가 붙어 있고 콧잔등엔 부스럼이 나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매우 밝았고, 먹성도 좋았습니다.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 기생충 구제약을 발라주고 사상충 약을 먹였는데, 그 때부터 영 상태가 안 좋아졌습니다. 토하고 식욕도 없고, 변도 묽어지고... 처음엔 병원에 갔다 온 스트레스 때문이거나, 약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아니더군요. 걱정돼서 다음 날 병원에 데리고 가서 아차 싶었습니다. 파보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조기에 내원했고 요새는 항혈청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예후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혈청만 처치받고 통원을 할지, 입원을 시켜 최대한 안정을 취할지 고민하다 입원을 결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3일 안에 결착이 나니 아마 월요일 쯤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안 보는 사이 상태가 나빠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하니 잠을 잘 못자겠더라구요. 치료를 하는 중에도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고 일반적으로는 3일째가 고비라는데 힘들어하면 어떡하나... 진짜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래도 나쁘게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하고 앞으로 필요할 용품도 사고 면회도 가고 했습니다.

금요일에 입원 시켜서 토요일 까지는 악화도 없고 차도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일요일이 되니 먹기 시작하더군요. 다 됐다 싶었는데 그 날 오후 면회를 갔더니 먹은 걸 다 토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아 월요일 퇴원은 힘들겠구나...' 하며 그래도 제 힘으로 먹기 시작한 것을 위안하며 잠들었습니다.

아침이 되니 문자 한 통이 와 있더라구요. 데려가셔도 되겠다고. 몸에 힘이 탁 풀리더라구요. 3일 밖에 입원시키지 않았지만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이제 한시름 놨다 싶었습니다.

일요일 늦은 밤부터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고 하더군요. 동물병원에 가니 링거도 뽑고 엄청나게 활달해져 있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집에 데려오니 혹시나 해서 남겨놓은 카테터가 아니면 아팠던 애가 맞나 싶더군요. 정말 잘 먹고 잘 놀고 변도 아주 좋았습니다. 3일 동안 수액만 맞아 급여량을 조절하고 있는데 다 먹고나면 아쉬운지 멀거니 쳐다보네요. 심지어 약도 잘 먹습니다.

아직 며칠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우연히 마주친 인연이지만 잘 클 수 있게 보필해야죠. 길고 재미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해요.

P.S 1 참, 강아지 이름은 '도사'입니다.ㅎㅎ 아래는 도사 사진이에요. 

P.S 2 견주님들 아이가 아프면 지체마시고 병원으로 달려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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