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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를 방 안에서 나오게 할 수 있을까요...
게시물ID : gomin_14499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2Rra
추천 : 10
조회수 : 678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5/06/08 03:08:55
언니가 있어요.
거의 10년 전 쯤 부모님과 의절하고 독립을 했고, 이후 알바를 하다 취직을 했었어요.
어느 날 저에게, 왜 일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이렇게 돈을 모우며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삶은 바빴고, 저는 너무 어렸어요. 그냥 흘려보냈던 말이었는데....
이후 언니는 일을 그만 두고, 언니를 마지막으로 본 날까지 1년정도 일을 하지 않았어요.

2013년 여름에 언니를 마지막으로 보고 그 이후로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그래도 연락은 했는데, 2014년 초에 연락마저 끊겼어요.
부모님의 연락도, 조부모님의 연락도, 형제들의 연락도 받지 않아요.
언니는 만나는 친구도 없었고, 직장동료와도 긴밀한 사이는 아니었어요.

작년 말에, 언니의 집에 찾아갔어요.
집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길래 언니, 우리 왔어, 하며 문을 두드렸지만 언니는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집에 들여보내주지 않아도 괜찮아, 얼굴만 보고 갈께 ... 언니는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았습니다.
전화벨소리는 울리고 언니가 그 문 뒤에 있는 걸 아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언니의 집에는 우편물이 잔뜩 쌓여있었는데, 그게 너무 싫었어요.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보다, 그게 더.
언니가 햇빛을 본 것은 대체 언제였을지.

가끔 언니 생각이 나면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봐도 아무런 응답이 없어요.
실수로라도 통화버튼을 눌러줬으면, 이응 한자라도 보내줬으면 안심이 될탠데 아무 것도 없어요.
혹여 언니가 나쁜 생각을 할까봐, 혹시 아프기라도 할까봐 너무 무섭고 걱정되요.
그때 찾아가는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열쇠공을 불러서라도 문을 열어서 언니를 어딘가로 보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다가
그렇게하면 언니가 더 마음을 닫고 상처를 받을까봐 그러지 못하겠어요.
부모님과 이야기를 해봐도 아무런 결론이 나질 않아요. 부모님도 굉장히 상처를 받으셨구요.
어떻게하는게 좋을까요?
가족인데도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언니를 잊어가며 살아가는 제 자신도 너무 싫어요.
차라리 연락하지 말라고 문자라도 해준다면 좋을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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