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불씨 하나가 광야를 불사르리라!
남영동 일대에 시위진압을 위해 집결해 있는 전투경찰 소대장들은 치안본부 헬기로부터 긴급무전을 받고 있다.
“뭐라고요? 시위대 숫자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요? 학생들 움직이는 방향은요?”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이 경찰이 눈치 못 채게 버스를 이용해 미국대사관이 있는 광화문 쪽으로 모여든다. 남영동 시위대가 광화문으로 모여들기 시작할 무렵, 봉고차 한 대가 이순신 장군 동상을 지나 미국 대사관 옆 도로로 우회전해서 들어간다. 이 차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은 전칠성, 조수석에는 이정훈, 뒷좌석에는 후배들이 타고 있다. 이정훈과 후배들은 등산용 배낭을 메고 있다. 미국대사관 정문은 경비원들이 철통경비를 하고 있다. 그 옆길에는 미국 비자 발급을 위해 인터뷰 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이 사람들 틈에 학생운동세력도 끼어 있다. 대사관 건물 2층에서 누군가 창밖을 보고 있는데 최지혜다. 방탄유리로 된 창문은 잠겨있다. 그래서 밖에서는 창문을 열 수도 없고 부수는 것도 불가능하다.
종로 소방서에서 조금 벗어난 곳, 공중전화 부스 앞에 봉고차가 멈춘다. 거기서 내린 이정훈의 후배가 공중전화로 전화를 한다.
“종로 소방서죠? 지금 정동교회에 불났습니다. 빨리 와주세요.”
통화를 마친 후배가 시동을 끄지 않고 주차 중인 봉고차 안으로 들어온다. 차 안의 모든 사람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이정훈이 손목시계를 본다. 3시 5분 전이다.
미국 대사관 비자 발급 사무실 벽면에 부착된 시계 바늘도 3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비자 발급을 받으려는 학생에게 미국 영사가 영어로 묻는다.
“ 미국에 아는 사람이 있는가?”
“ 큰아버지가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계십니다.”
“ 학생운동으로 구류를 산 적이 있는데 반미 시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 영사의 질문에 인터뷰하던 학생이 대답대신 사무실의 벽시계를 쳐다본다. 3시다. 그걸 확인하고 학생이 당당하게 어깨를 편다.
“미국은 광주학살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정권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자신들이 광주학살의 배후조종자였음을 밝히지 않으면 한국에서 반미 시위는 광야를 불사르는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다.”
고분고분하던 학생이 갑자기 반미선동을 영어로 하자 미국 영사가 당황한다. 학생이 곧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구호를 외친다.
“장기집권을 획책하는 전두환 정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그러자 한국 경찰이 들이닥친다. .
미국 대사관 길 건너편 세종 문화회관은 연말을 맞아 유명 오페라 공연을 하고 있다. 그 공연을 보려고 줄 서 있는 사람 중에 서울대학교 법학과 조교의 모습이 보인다. 여자 친구랑 팔짱을 끼고 있다. 그 바로 뒤에는 광화문 시위를 주동할 사람이 서 있다. 이 시위 주동자가 훗날 국회의원이 된 권민수다. 오후 3시에 맞춰 권민수가 메가폰 사이렌을 울린다. 이 바람에 앞에 서 있던 법학과 조교가 깜짝 놀란다. 이정훈이 짜놓은 시위전술 ‘택’에 따라 권민수가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걸어 내려오자 주위에 퍼져있던 학생들이 유인물을 뿌리며 구호를 외친다.
“전두환정권 지원하는 미국은 즉각 중단하라!”
권민수와 시위 학생들이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까지 내려오자 서울역 쪽에서 은밀하게 이동해온 시위대가 합류한다. 미국 대사관 정문을 지키고 있던 전투경찰 버스에서 사복 체포조들이 총알처럼 뛰어나온다. 전혀 예상치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거리 시위를 법학과 조교가 지켜보고 있다.
‘정동교회 화재신고’를 접수한 종로소방서 소방대원들이 출동하려고 1층으로 뛰어 나온다.그리고 소방차에 시동을 건다. 기다리던 소방차 시동이 걸리자 봉고차 안에서 모두 나온다. 그들은 조직 폭력배처럼 쇠파이프를 손에 들고 있다. 출동하려는 소방차를 이정훈의 후배들이 가로막는다. 이 중에 후배 한명이 소방차 운전석 문을 열며 정중히 부탁한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소방차를 빌리겠습니다.”
“니네들 뭐야?!”
갑자기 나타난 학생들을 향해 소방차 운전사가 묻는데 대답 대신, 쇠파이프가 소방차 옆 유리창을 박살낸다. 학생들 위세에 겁이 난 소방대원들이 소방차에서 내린다. 그러자 전칠성이 잽싸게 소방차 운전석에 올라탄다. 이정훈과 후배들도 소방차에 소방관처럼 매달린다.
“칠성아! 바로 저기 담벼락에 갖다 붙여!”
미국 대사관 담벼락으로 전칠성이 소방차를 몰고 가지만 소방차가 워낙 커서 덜컹덜컹하며 담벼락을 쭈욱 긁어댄다. 그러다가 전칠성이 소방차를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담벼락 옆에 갖다 댄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서울역 쪽에서 몰려온 학생들이 광화문 도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미국 대사관 뒤쪽을 경찰이 신경을 못 쓰고 있다. 이정훈이 경찰의 시선을 따돌리기 위한 전술 택을 짠 것이다. 소방차가 등장하자 미국 비자 신청하러 줄 서 있던 학생들이 소방차 옆으로 달려와 전투소조 역할을 한다. 이정훈이 갖고 온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소방차를 보호한다.
세종문화회관 앞 시위는 빠르게 진압당하고 있다. 일선 경찰서 사복 체포조와 달리 미대사관을 지키는 사복체포조들은 무술 유단자들로 구성되었다. 남영동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하나, 둘 빠져서 광화문으로 간 것을 뒤늦게 눈치 챈 전투경찰버스 수십 대가 미국 대사관을 향해 과속으로 질주하고 있다. 그 차량 중에 한 대에 최성식과 김용수가 타고 있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시위로 대사관 직원들과 내부 경비원들이 정신이 없을 때 최지혜가 2층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는다. 그리고 이정훈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탈취한 소방차 사다리 탑승구에 이정훈이 올라타려 하자 전칠성이 말린다.
“정훈아, 지지대를 내리지 못하면 안돼! 사람 무게 때문에 사다리가 뒤로 넘어갈 거야. 먼저 지지대를 내려야해!”
전칠성이 소방차 사다리를 미대사관 2층 베란다 쪽으로 뻗기 위해서 차량 앞뒤에 있는 지지대를 내리려 하는데, 쉽게 작동되지 않는다.
“아~ 이게 왜 안 내려오지?”
전칠성이 지지대를 내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안된다. 그러자 이정훈이 다른 방법을 생각해낸다.
“칠성아, 지지대 포기하고 봉고차를 소방차 뒤쪽에 바짝 갖다 붙여봐.”
전칠성이 운전석에서 내려 봉고차로 달려가는데 미국대사관 정문의 사복 체포조들이 소방차를 발견하고 소리친다.
“저 새끼들 잡아!”
사복 체포조들이 달려오자 시위대 전투소조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접근을 필사적으로 막는다. 사복 체포조들도 학생들이 쇠파이프로 덤비는건 처음이라 뒤로 물러선다. 그 틈을 타서 전칠성이 봉고차를 그대로 소방차 뒤쪽에 들이박는다. 앞쪽 범퍼가 완전히 찌그러진다. 이정훈의 생각대로 봉고차가 소방차 뒤쪽에 무게를 잡아준다. 전칠성이 다시 소방차에 올라타자 이정훈이 다급히 외친다.
“사다리 올려!”
전칠성이 기계를 작동하자 사다리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다 펴지지 못하고 미대사관 2층 베란다 난간에 못 미친다. 작동이 멈추고 움직이지 않는다.
“칠성아, 조금 더 올려봐.”
“뒤에 무게가 실리지 않아서 더는 안 올라가.”
전칠성의 얼굴이 울상이 된다. 이정훈이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사다리를 잡고 올라간다. 이정훈 한명이 올라탔는데도 사다리가 휘청거린다. 자칫 뒤로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자 이정훈이 후배들을 쳐다본다.
“니들은 소방차 뒤에 올라타!”
후배들 다섯 명이 봉고차가 받치고 있는 소방차 뒤쪽에 올라탄다. 그러자 무게중심이 어느 정도 잡히고 이정훈이 사다리 탑승구로 올라간다.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전투소조에게 접근하지 못하던 사복 체포조들이 사과탄 안전핀을 뽑아 학생들 얼굴을 향해 던진다. 터진 사과탄 파편이 학생들 얼굴에 그대로 박힌다. 어떤 학생은 눈에 파편이 박혔는지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쓰러진다. 전투소조들의 저항을 물리친 사복 체포조들이 소방차로 달려온다. 그런데 달려온 사복 체포조들이 소방차 뒤쪽에 학생들과 뒤엉키는 바람에 뒤쪽에 무게가 더 실린다. 사복 체포조들이 지지대 역할을 해준 것이다. 이틈을 놓칠새라 이정훈이 후배 두명에게 손짓한다.
“빨리 올라와!”
소방차 안에 있던 두명의 후배도 이정훈이 있는 탑승구로 들어온다. 그러자 전칠성이 사다리를 위로 올린다. 미국 대사관 2층 베란다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사다리가 올라가고 있다.
최성식이 지휘하는 전경소대를 전경버스가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도착한다. 최성식이 세종문화회관 쪽 시위대를 보면서 시위대가 무엇을 노리고 여기서 시위를 하는가?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미대사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최성식이 사복체포조들을 부른다.
“미국 대사관 뒤쪽!”
그러면서 최성식이 먼저 뛰어간다. 그 뒤를 김용수와 사복 체포조들이 따라간다.
김용수가 철책이 쳐져 있는 미국 대사관 담벼락 위로 소방차의 사다리가 걸쳐있는걸 달려가면서 본다. 그러다가 뛰던 발이 그대로 멈춰버린다. 반가운 얼굴을 사다리 탑승구에서 봤기 때문이다. 이정훈이다. 그리고 소방차 운전석에 앉아있는 전칠성도 발견했다. 김용수 입에서 ‘정훈아······.’라는 이름이 신음처럼 흘러나오는데 최성식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저 새끼들 끌어내!"
사다리가 올라가면서 이정훈은 미국 대사관 2층 유리창 너머의 최지혜를 본다. 열려있는 유리창을 통해 최지혜가 사무실 라디에이터에 묶어놓은 밧줄을 이정훈에게 내려준다. 최지혜를 향해 이정훈이 이 와중에도 잘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준다. 이정훈이 위에서 내려온 밧줄로 사다리를 묶는다. 이제 위에서도 버틸 힘을 얻었다.
달려온 최성식이 소방차 운전석에 앉아있는 전칠성의 얼굴을 무전기로 강타한다. 그러나 전칠성이 운전대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 사복 체포조들이 소방차 뒤쪽에 있던 학생들을 끌어내기 시작한다.
“이제 들어가자.”
이정훈이 탑승구에 있는 후배들과 함께 미국대사관 2층 난간으로 올라서려는데 최지혜 등 뒤로 경비원들이 보인다. 최지혜가 묶어놨던 밧줄이 풀려버린다. 그리고 2층 유리창도 닫힌다. 소방차 뒤쪽 무게중심을 지탱해주던 전투소조 학생들이 체포되자 사다리가 뒤로 넘어간다. 사다리가 아니라 소방차 전체가 뒤로 넘어가려는 순간, 이정훈은 2층 난간으로 뛰어 올라 에어컨 실외기를 가까스로 잡는다. 탑승구에 있던 후배 두명은 사다리가 뒤로 넘어가면서 그대로 밑으로 추락한다.
이정훈의 시위 전술 계획대로 라면 미국대사관 안으로 들어가 농성을 벌여야 하는데 이제 그럴 수가 없다. 이정훈이 2층 난간을 돌아서 미국대사관 정문 쪽으로 걸어간다. 세종 문화회관 앞 시위대는 거의 다 진압당하고 있다. 이정훈이 메고있던 배낭에서 현수막을 꺼내 미대사관 정문 출입구 밑으로 내린다.
- 장기집권 획책하는 전두환 정권 지원 미국은 즉각 중단하라!
이정훈이 메가폰 사이렌을 울린다. 이정훈의 등장으로 세종문화회관 쪽에서 시위를 구경하던 시민들이 술렁거린다.
“미국 대사관을 점거했네.”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줄 서 있던 법학과 조교가 이정훈을 발견한다. 미국대사관 2층 난간에 이정훈이 나타나자 전투경찰 버스들이 미국 대사관을 에워싸기 시작한다. 시위 진압 병력 대부분이 그 쪽으로 빠지자 학생들이 다시 하나, 둘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정훈이 메가폰에 입을 갖다댄다.
“애국 시민 여러분! 저는 전두환 독재 정권에 의해 억울하게 죽어간 김영철 열사가 죽어가면 지켜준 이정훈이라는 사람입니다. 애국시민 여러분, 김영철 열사가 저를 끝까지 지켜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김영철 동지의 작은 소망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대사관은 치외법권 지역이라 미국의 허락 없이는 한국 경찰이 최루탄도 함부로 발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경찰들도 이정훈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성식과 김용수도 포함되어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두환은 장기집권 음모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우리 민중들이 똘똘 뭉쳐 우리의 힘으로 전두환 정권을 타도해야 합니다. 김대중, 김영삼으로 대표되는 그들이 우리의 희망이 아닙니다. 민중의 힘으로 전두환 정권을 타도하고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정훈의 강렬한 연설에 시민들 몇몇이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쪽에서 시위 학생들이 반정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고 나타난다. 전투소조들이 화염병과 각목을 꺼내 전투대형을 형성한다. 근처 신문사 기자들이 미대사관 점거 소식을 듣고 나타나 사진기 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다. 이정훈이 메가폰으로 힘차게 구호를 외친다.
“미국은 전두환 정권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이정훈의 구호 선창에 맞춰 시위대들도 구호를 함께 외친다. 이때 미국대사관 백인 경비원들이 2층 난간에 나타난다. 이정훈을 체포하기 위해서다. 이정훈이 그들을 향해 비장하게 영어로 말한다.
“Come any closer and I’ll set myself on fire! (접근하면 분신하겠다!)”
이정훈이 배낭에서 휘발유 시너 통을 꺼내 머리에서부터 시너를 붓는다. 신고 있는 신발 안으로까지 신나가 흘러 들어간다. 이정훈의 단호함에 겁먹은 경비원들이 뒷걸음질 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이정훈의 이런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시민들이 비명을 지른다. 사복 체포조 김용수도 자기도 모르게 소리친다.
“정훈아, 그러면 안 돼!”
시너를 뒤집어쓴 이정훈이 살을 에는 듯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입김을 불어본다. 생애 마지막 호흡인 듯 천천히 내뱉어 본다. 그리고 다시 메가폰을 치켜든다.
“애국 시민 여러분! 전두환 정권에 의해 억울하게 살해당한 김영철 동지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맙시다. 1980년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 2천여 명이 전두환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이 잔인무도한 살인마 정권의 학살을 미국은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경찰 헬기 3대가 미국 대사관 건물로 날아오고 있다. 실탄을 장전한 K2 소총을 멘 경찰 특공대원들을 헬기가 미국 대사관 옥상에 내려 놓는다.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온 것이다. 경찰 특공대 등장에도 시위대 스크럼은 흩어지지 않고 점점 더 미국 대사관 쪽으로 다가간다. 점점 모여드는 시위대를 보면서 이정훈이 마지막 결심을 한다.
“이제 퇴로는 내가 만든다.”
마지막 유언을 하듯 이정훈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다. 라이터를 들고 있는 오른손을 높이 치켜든다. 그리고 메가폰 없이 외친다.
“자! 이제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 전두환 파쇼정권의 완전한 타도 투쟁으로 나아갑시다!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듭시다!”
옥상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이정훈에게 총을 겨누며 ‘양손을 높이 들라’고 명령한다. 경찰특공 대원들을 쳐다보고 나서 이정훈이 몸에 불을 붙인다. 화염의 불길이 온몸을 휘감는다. 기도를 통해 뜨거운 화염이 들어오지만 마지막 힘을 모아 처절하게 호소한다.
“파쇼정권 타도하고 민중 공화국 수립하자!”
온몸에 불이 붙은 이정훈이 밑으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