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즐긴다 장례식장의 커피처럼 무겁고 은은한 의문들을: 누군가를 정성들여 쓰다듬을 때 그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본다면 서글플까 언제나 누군가를 환영할 준비가 된 고독은 가짜 고독일까 일촉즉발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삶은 전체적으로는 왜 지루할까 몸은 마음을 산 채로 염(殮)한 상태를 뜻할까 내 몸이 자주 아픈 것은 내 마음이 원하기 때문일까 누군가 서랍을 열어 그 안의 물건을 꺼내면 서랍은 토하는 기분이 들까 내가 하나의 사물이라면 누가 나의 내면을 들여다봐 줄까 층계를 오를 때마다 왜 층계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들까 숨이 차오를 때마다 왜 숨을 멎고 싶은 생각이 들까 오늘이 왔다 내일이 올까 바람이 분다 바람이여 광포해져라 하면 바람은 아니어도 누군가 광포해질까 말하자면 혁명은 아니어도 혁명적인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또 어떤 의문들이 남았을까 어떤 의문들이 이 세계를 장례식장의 커피처럼 무겁고 은은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또 어떤 의문들이 남았기에 아이들의 붉은 입술은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끝없이 옹알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