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 얘기들 보다가 뜬금없이 생각난 일이 있어요.
조금 다른 얘기긴한데...
생각보다 음식에 대한 예의라든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없는 분들이 많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얘기해보려고요.
제가 지방에 살다보니, 특히나 이 일이 있었던 몇년 전엔 고급 파이를 흔하게 먹을 수 있진 않았어요.
인터넷에서 주문하려면 한번에 많이 비싼 가격으로 주문해야 먹을 수 있고요.
그래도 그때 왜그랬는지 파이가 너무 먹고 싶어서 큰 맘 먹고 인터넷에서 큰 파이 한 판을 주문했어요.
전체 모양은 동그란 큰 파이 모양이었는데 조각 하나하나가 다른 맛이었어요.
블루베리 치즈도 있고 그냥 치즈도 있고 호두나 견과류도 있고...
동료들하고 나눠먹을 생각이었어서 회사로 택배를 받았고 받자마자 풀고 한조각씩 나눴는데요.
가장 먼저 대선배에게 가져가서 드시고 싶은거 고르라고 했죠.
제가 먼저 고르고 싶었지만 그래도 워낙 대대대선배니까 먼저 선택권 드리자 싶었던 거고 선배는 고맙다며 하나 골라갔죠.
(사실 제가 제일 먹고 싶던 걸 가져갔어요 ㅋㅋ)
그 뒤에 다른 사람들도 나눠주고 자리에 앉아서 먹으려는데
그 선배가 아까 가져간 파이를 가져오더니 맛 없다며 바꿔달라더군요.
(그 파이가 맛이 이상했던 건 아니고 굉장히 진한 치즈맛이었어요. 호불호 갈릴 수 있는)
가져온 걸 보니... 선명한 이빨자국...
마침 나눠먹고 남은 여분 파이가 있었어서 바꿔주긴 했는데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선택권 줬는데 본인이 치즈라는 거 알면서 골라놓고... 이빨자국 찍어놓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걸 돌려주며...
그것도 이거 맛이 왜 이따구냐란 식으로 짜증내며 바꿔가는데...
대선배님에 대해 가지고 있던 존경심이 와장창창 깨지더라고요.
뭐, 이 얘기는 뷔페 얘기랑은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대부분이 상식적인 거라고 생각하는 걸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이 겹쳐져서 떠올랐던 것 같아요.
(생각, 생각, 생각,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