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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859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아저씨
추천 : 1
조회수 : 5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7/29 18: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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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심방 우심실 너의 자리.
[1]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사무실안 창밖엔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이런 날은 항상 사무실이 조용하다.
모두가 ASMR를 즐기듯, 기분좋아지는 빗소리에 귀를 귀울인다.
간혹 누군가가 헛기침을 하긴 하지만, 이 마저도 빗소리와 함께라면 오케스트라가 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옥상으로 올라갔다.
비맞기에 좋은 복장은 아니지만, 이정도 비는 기분 좋게 맞을 수 있다.
그리곤 담배하나를 입에 물었다.
"후...하.." 담배 연기는 빗속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결국 비와 동화되고, 그자리는 다시 비의 영역이 된다.
한 두번 빠르게 담배를 뱉어본다. 하지만 결국 그자리는 비의 자리다.
너무 빠르게 담배를 펴서 일까, 갑자기 눈앞이 어지러워 진다.
비가 흥건한 의자에 나도 모르게 앉게되지만, 결국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2]
순간 내머릿속에는 수억만가지 장면이 지나간다.
0.1초? 아니 0.001초? 너무 빠르다. 하지만, 학창시절만은 절대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나는 학창시절 그저그런 나의 또래와 다를꺼 없는 삶을 살았다.
아니다, 생각해보니 좀 특별하긴 했다.
난 항상 반에서 잘 떠드는 아이, 그리고 재밌는 아이, 반의 분위기를 책임지는 아이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덕분인지 주변엔 항상 친구들이 많았다. 나를 좋아해주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난 항상 즐거웠다.
친구들과 똑같이 똑같은 학원에 다녔고, 남들 하는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중학교에 입학했고, 많은 친구들을 둔 덕분에, 학교 생활도 편했고, 여전히 난 약간 튀는 학생이 될 수 있었다.
태권도를 잘하긴 했지만, 싸움은 잘 못하였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일진도 내친구들 이였기에,
찌질이에 불과했던 내 학창시절이지만, 큰 어려움없이 지낼 수 있었다.

[3]
그러던중 난 내 우심방 우심실의 주인을 만난다.
내가 다니던 학원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학년 당 반은 3반 정도였고, 반마다 15명 정도였다.
학년이 바뀌면, 반이 바뀐다. 그리고 학원의 신입생도 늘어난다.
중학교 2학년이 될때쯤의 겨울방학, 반이 바뀌면서 운좋게도 난 그녀를 보게된다.
김다솜이란 아주 이쁜 이름을 쓰고 있었으며, 보석을 담고 있는 듯한 큰 눈과, 큰입은 그녀가 웃을때 항상 그녀를 더 빛나게 만들어 줬다.
난 첫눈에 반했다. 심장에선 새로운 주인을 위한 축배를 드는건지, 심하게 요동치고 손발은 불타오르듯 뜨거워 졌다.
한동안 그녀에게서 시선을 뗄수가 없었다. 그녀의 옆 모습도, 뒷 모습도 그리고 그 황홀한 앞모습도 모두 신이 나에게준 선물같았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내 큰 괴리감이 몰려왔다. 그녀에 비해 난 패션도 모르고, 꾸밀줄도 모르는 세상의 흔한 남중생이었을뿐 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엇기 때문이다.
집이 못사는건 아니었지만, 꾸밈에 관심이 없던탓에, 사촌형이나 누나들의 옷을 물려입는걸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항상 옷은 나보다 크거나 작았고, 유행은 지나있었다. 신발은 시장에서 파는 기차표였다.

[4]
그녀는 오늘도 이쁘다. 아니, 어제도 이뻣고, 내일도 이쁠것이고, 언제나 이쁠것이다.
일부로 그녀를 보기위해 그녀를 지나서 친구를 보러간다. 그리고 한번 힐끔 쳐다본다.
아뿔싸.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망했다.
친구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자며 다그친다. 친구는 고맙다며 따라나온다.
다행이다. 그자리에 계속있었으면, 난 아마 그녀의 눈빛에 터져버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걸 아무도 모른다. 아마 그녀도 모를것이다.
부끄럽기에 누구한테도 말한적도 없고, 앞으로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계속 사랑할 것은 변함이 없었다.
사실, 어려서 사랑과 좋아하는 감정을 구분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감정은 특별했다.
지금까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이번엔 확실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매일 매일 그녀의 소식이 궁금했고, 난 항상 학원을 1등으로 갔다. 절대 땡땡이 치지 않았다.

[5]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바로 2학년 반배정이 있는 날이다.
누구와 같은반이 되고싶다기 보단, 누구와 같은반이 되기 싫은 날이었다.
'제발, 우리반에는 싸움 잘하는애가 없길 기도할게요.'
내친구들이 일진이긴 하지만, 싸움잘하는 애들과 같은반이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렇게 기도하고, 기도해서 배정받은 반은 7반.
2학년 7반앞에 가있는데, 아는친구들이 거의 없었다.
운이 안좋게도 친구들과 떨어진거같았다. 그리고 문제아인 친구도 보인다.
2학년 생활은 여간 불편해진게 틀림없었다.
그런데, 그순간 지금 30년을 산 지금까지도 그보다 밝은 웃음을 본적이 없다.
주변에 흰색 아우라가 치진않았지만, 확실히 그녀는 빛나고 있었다.
같은 학교인것도 놀라웠지만, 그녀와 2학년에  같은반이 된것은 더 놀라웠다.
미쳤다. 2학년 생활은 천국임이 틀림없다. 난 너무 행복하다.
난 기도를 통해 천사들에게 속삭였다.
'만약 제가 천국에 가는것이라면, 천사들중 한명인 그녀의 날개가 되게 해달라고'

[6]
안타깝게도, 그녀와 짝꿍이 되진않았다. 그녀는 김씨였고, 난 이씨였다.
상당히 거리가 있는 위치였다.
자리는 멀어도, 마음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난 수업에 집중할수가 없었다. 항상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녀와 대화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그녀와 데이트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오늘도 열일하신다. 너무 이쁜 우리 여신님.
그순간, 그녀가 뒤를 돌아본다.
큰일났다. 눈이 마주쳤다. 그것도 내가 오래동안 쳐다본걸 들킨것 같았다.
근데, 무슨 용기였을까. 난 손으로 멋쩍게 인사를 했다. 마치 어제도 같이 놀던 친구마냥..
그녀도 밝게 웃어줬다. 날 아는걸까??
하지만, 순간은 짧았고 그녀는 다시 정면의 칠판을 본다.
아쉽다. 하지만 기회는 만들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떠진다. 세상의 보물인 여자아이가 나에게 인사를 해줬다는 생각에,,,

[7]
"대리님, 대리님, 정신차려보세요"
난생 처음본 공간에 들어와 있었다.
우리회사 김혜리 사원이다.
답답해서 옥상에 갔는데, 옥상 의자에 쓰러져있던 날 발견해서
부축한뒤, 바로 옆에 있는 여직원 휴게실로 데려왔다고 한다.
여직원 휴게실은 남자의 출입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난생 처음봤던 공간이었던 것이었다.
머리는 깨질듯이아팟고, 심장도 송곳으로 찌르듯이 아팠다.
나도 모르게 눈의 힘은 풀려갔고, 눈을 뜰 수가없었다. 빛이 점점 줄어들었을때,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날 걱정하고 있는 모습, 그리곤 슬퍼하는모습, 그짧은 순간 다솜이가 보였다

[8]
"야 넌 하루종일 잠만자냐?"
누군가 날 흔들어 깨운다. 누구야..어제 게임하느라 늦게 잤는데..
김..다..솜?
아니 왜? 얘가 왜 날 깨운거지? 난 아직 얘랑 대화를 못했는데 왜?
수만가지 생각이 순간 스쳐갔다.
하지만 내 대답은 결국 응? 이었다.
"너 나랑같은학원 다니지않아?"
날 기억해준걸까.
내가 죽고난뒤 천국갈사람을 호명할때 신이 날 기억하고 호명해준것 만큼 기쁘고 의기양양햇다.
"응 맞아. 너 김다솜맞지?"
너무 신냈다.
"풉, 난 아직 이름안가르쳐 줬는데? 잘아네?"
큰일이다. 수습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결국 난 말을 잇지 못했다.
"장난이구~ 넌 건승이지?"
세포하나하나가 분열을 일으킨다. 이미 뼈와 살은 분해되었고, 온몸이 쑤셔오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숨이 거칠어진다. 그 순간 다른 친구들이 그녀를 데려간다.
어색하지만, 멋진 첫대면이었다.
나만 그녀의 모습을 기억한것이 아니었다. 그녀도 내이름을 기억해주고 있었다.
그 보석같은 눈이 날 바라보며, 내이름을 호명해줬다.
난 간택받은 사람이다. 아마 전생에 나라를 구하고 새나라를 건국한뒤 성군으로 이름을 날렸다 보다.

[9]
우리의 관계는 이제 달라졌다. 서로를 기억하는 관계가 시작되었고 이는 그녀에게 다가갈수 있는 좋은 관계였다.
하지만, 학기초는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기간이다.
더군다나, 예쁜 그녀의 주변에는 더 많은 친구들이 몰려들었다.
남자 여자 할것없이, 그녀와 함께 웃고 떠들었다.
학생들은 항상 그룹을 나눠 친구들을 사귄다. 나도 좋은 친구들을 사귀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그룹의 친구들과는 친해지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금의 친구들이 싫다는 것이 아니다. 약간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난 학교보다 학원이 더 좋았다.
학원에서는 그녀와 더 친해 질 수 있었다. 부끄러워 옆자리에 앉지는 못했지만, 항상 위 아래로 앉아 대화를 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항상 장난을 쳤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렇게 하지못했다. 왠지 모르게 지켜주고 싶고, 더 나눠주고싶었다.
먹을게 생기면 항상 나눠주고, 같이 웃고 대화했다.
학원은 나에게 지상낙원이었고, 그덕분에 내 성적도 많이 올랐다.

[10]
어느날 2학년때 다른반이 된 내 일찐친구들을 만나는 날이었다. 난 잘 놀진 못한다. 잘입지도 못하고 싸우지도 못한다.
하지만 초등학교때부터 친한 애들이 일찐이 됐기에, 그친구들과 같이 다닐 수 있었다. 그친구들과 노래방을 갔을때,
한친구가 친한 여자애들을 부른다고 했다.
나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여자애들을 불렀는데, 그아이가 같이 왔다.
여자애들은 놀거나 일찐인 애들이 아니었다. 그저 1학년때 내친구와 친해진 그룹같았다.
신기했다. 우리는 운명같았다. 끊을려해도 끊을수없는 인연의 끈을 쥐고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지금 당장 미국을 가더라도 그녀는 날 따라올수밖에 없는 인연같았다.
폐쇄된 공간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더 같이 놀아서인지, 우린 더 친해질 수 있었다.
또한 그녀는 노래도 잘했다. 청순하고 아련한 그녀의 목소리는 내 고막을 흥분시켰고 나도모르게 환호했다.
밥까지 먹고난뒤, 여자애들과 헤어진뒤 내 일찐 친구가 나한테 물었다.
"너 혹시 김다솜이랑 친해?"
"응,,같은 학원이라서..왜?"
"아, 걔 내가 1학년때부터 찜했거든, 친하면 나 잘되게 좀 도와줘라"

[11]
그때 내가 대답하지 않았다면, 어땟을까?
난 "당연하지 나만 믿어." 라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난 일찐인 내친구들과 멀어지기 싫었고, 걔들은 싸움을 잘했다.
그리고, 내가 김다솜을 더좋아해 라고 말하면, 맞을까봐 겁났다. 왜냐면 난 찌질이기 때문에.
그이후 난 거리를 두기위해 노력했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핸드폰 문자메세지와 버디버디로도 연락 하지않을려고 노력했고,
학원을 결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가슴과 감정은 날 심하게 매질하고 있었다. 이 바보새끼가 겨우 남자새끼가 자존심도 없냐?
하지만, 난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다. 다솜이도 결국 지나갈 운명의 여자였고, 또 다시 다른 운명은 찾아온다 생각하기위해 노력했다.
다솜이와 만날 자리가 생기면 항상 내친구를 불렀고, 자연스럽게 난 빠져줬다.
그리고 병신같이 저녁에 잘 놀고있는지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문자를 보냈다.
답장은 항상 비슷했다.
'너가고 조금있다가 헤어졌어'
블랙홀같은 기분이다. 헤어나올려고 노력할수록 더 빠지게된다.
안되겠다. 난 그녀를 사랑해야한다. 그게 운명이고 만약 운명이 뒤틀리면 벌을 받게 된다.

[12]

"흐흐흐흐흐흑 죽지마요..흑흑흑흑"
내얼굴위로 뜨거운 눈물하나가 떨어진다. 잠깐 정신이 돌아온다.
김혜리사원이 슬피 울고있다.
내가 꼭 죽은 것처럼 날 껴안고 울고있다. 주변에 하나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119에 신고를 하고있는것 같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울어준 기억이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아 있었다. 김다솜.
김혜리 사원은 그 여린 손으로 내 얼굴을 꼭 부여잡고 있다.
힘을 내어 그손을 잡아볼려 하지만, 힘이 나지 않는다.
힘겹게 숨을 몰아쉬지만, 숨쉬는것마저 쉽지않다.
그녀가 나를 위해 이렇게 울어주는 이유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날 위해 울어주는게 기분 나쁘진 않았다.

[13]
시험기간이 되면 학원은 반을 변경한다. 모든 반을 학교별로 바꾼다. 그덕분에 학원은 더 시끌시끌해진다.
다솜이가 오늘은 좀 다르다. 항상 교복을 입고왔지만, 오늘은 사복을 입었다.
그것도 밝은 블라우스에 치마를, 이뻣다. 미친듯이 이뻣다.
그녀가 걸어간 자리엔 그녀의 향기가 남는지 남자들이 몰려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모였고
그시선의 종점은 다솜이었다. 그런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건다. 좀 있다가 나랑 이야기좀 하자고.
수업이 끝나고 쉬는시간, 우연히 교실엔 다솜이와 나만 남게된다.
요즘들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고 말하는 다솜이였다.
난 시험기간이라, 예민해서 그런것 같다고 둘러됐다. 절대 사과는 하지않았다.
힘에는 굴복하던 자존심이, 내 사랑하는 운명앞에서는 굴복하지않았다.
예민해하지말고, 시험을 잘보자고 했다. 자신의 원한 대답이 아니라는듯한 다솜이였지만, 이내 반 아이들이 들어와
더이상 그것의 대한 이야기는 하지못했다.
그때, 내가 무슨용기로 그런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솜이에게 시험점수 내기를 하자고했다.
내기의 이긴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것이고, 소원은 아무거나 가능했다.
그녀는 흔쾌히 승낙했다.

[14]
그녀가 흔쾌히 승낙한것에는 이유가 있기도했다. 그녀는 나보다 공부를 잘했다.
항상 시험 평균점수가 나보다 3점정도 앞서있서기에 한것 같다.
아마 이기면 그녀석과의 억지자리를 만들지 말라는 소원을 빌것 같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근성이 있었다. 학생부 스타크래프트대회에서 4강이란 성적을 받을만큼 한가지에 몰두하면 악바리로 도전을 할만큼 근성도 있었고
아인슈타인의 두뇌까지는 아니었지만, 남들보다 머리가 약간좋았다.
결전의 날까진 난 미친듯이 공부했다. 난생처음 코피도 쏟아보았고, 공부하다가 엉덩이에 쥐도 나보았다.
곰과 호랑이가 마늘과 쑥을 먹던 근성도 내 근성에는 못 미칠것 같다고 생각이 들만큼 열심히 했다.
결과는 대단했다. 난 전교 4등을 했고, 다솜이는 전교 40등을 했다.
크로캅이 효도르와 싸울때의 결의를 갖고 난 학원에 갔다.
단둘이 교실에 남기만을 기다린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쉬는시간이라 그런지 복도는 시끌시끌했지만, 나와 다솜이의 교실은 숨이 멎을만큼 조용했다.
"내가 이겼지? 나 소원빌어도되?"
그녀는 어이없다는 웃음을 하더니,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뽀뽀해줘" 난 그녀에게 내 볼을 갖다됐다.
1초간의 정적이 흘럿을까, 외마디 소리가 난다. "쪽"

[15]
종소리는 나지않았다. 하지만, 복숭아보다 부드럽고, 사람보다 따뜻하고, 스펀지보다 푹신한 느낌이었고, 15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
이내 교실로 사람들이 들어와 뽀뽀의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는 없었고, 서로 부끄러운 탓인지 그날은 대화를 하지않았다.
그래도 너무 황홀했다. 볼의 촉감은 계속 살아있고, 쪽소리는 귀를 멤돌았다.
집에가는 길에도 실성한 사람만큼 웃기만했다. 세상을 다 가진것이 아니라 세상을 갖고있다가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빌려준 느낌이었다.
행복했다. 그날 버디버디 메신저의 대화명도 행복하다 였다.
그녀의 메신저 대화명 또한 행복해 였다.
우린 사랑하는 사이다. 확실하다. 누구도 우리사이를 갈라놓을수 없다.
내친구? 싸움을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어? 덤벼! 내가 다 이겨주겠어!
그리고 이해해줄꺼야. 우리가 너무 사랑하는데, 그래서 그자리가 내꺼라는데, 친구라는 애가 이해를 못해줄까?
왠지 모를 자신감이 들었다. 이제 내가 고백하기만 하면 우린 사귈수있을거같은데, 남들에게 축복받으며 사귈 수 있을거같은데 !!!!!
 
[16]

"아 짜증나 ㅠㅠㅠㅠㅠ 어제도 차였어. 어제로써 15번째 차였다 ㅠㅠ"
내 친구 그 일찐놈이다. 어제도 다솜이한테 고백했던 모양이다.
"아 진짜 개짜증나네 다죽여버리고싶다. 다솜이가 나말고 다른애랑 사귀면 내가 다 패버려야지"
홧김에 그 친구가 말을 뱉는다. 하지만, 그말은 나에게 비수로 날아와 심장에 꽃힌다.
뽀뽀사건이후 강이 범람하듯 넘치게 나오던 사랑세포들이 비수에 꽃혀 죽기 시작한다.
순간 두려워졌다. 난 분명 이친구들 없이는 학교생활을 편하게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친구들과 등을지게되면 난 분명 힘들어진다.
또한 이친구와 싸움을 하게되면, 얼마나 맞을지 상상도 안간다.
이렇게 난 또 나약해 진다. 삼일 천하라고 했던가, 난 한 여인을 3일도 품을수 없는 소인배였다.
"야, 나 다솜이랑 쫌 제대로 이어달라고, 결정적으로 말이야"
"아.응 알았어. 내가 책임지고 이어지게 해줄게 무조건"
"그래 난 너만 믿는다!!"
"웅"
그리고 난 바보등신 마냥 내 친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17]

"건승아, 혹시 혜진이라고 알어? 혜진이가 너 좋아한대"
"웅 알지..근데 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누구?"
"말은 못하는데,,,있어.."
혜진이는 다솜이 친구다. 일찐친구들과 놀게되면서 다솜이 친구그룹을 알게됐고 그 친구들중 혜진이란 친구가 있었다.
알게모르게 나한테 하는 행동과 소문때문에 혜진이가 날 좋아하는걸 알았다.
하지만, 난 알고잇는 티는 내지않았다.
일단 거절할수 밖에없는 내입장 때문이기도 했고, 다솜이 친구라는점이 더 마음에 걸렸다.
근데 난 왜그랬을까. 내친구가 확실히 도와달라고 한날 혜진이에게 연락을 한다.
"혜진아, 나랑 사귈래?"
"웅? 건승야 갑자기 왜?"
"그냥 난 니가 좋아"
그렇게 난 혜진이와 사귀었다.
그날 그소식을 듣게된 다솜이가 나한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도대체 왜?"
난 답장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다솜이는 학원을 끊엇다.

[18]
"삐삐삐...삐삐삐삐..."
생명보존장치의 소리가 들린다.
눈이 떠지지않아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알코올 냄새들과 주변의 인기척으로 예측해볼때 이곳은 병원같다.
숨은 아까보다 진정이 되었으나, 아직 몸에 힘이 들어가지지않았다.
꼭 악몽을 꾸고있는것 처럼 정신은 있지만 눈은 떠지지않았고,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저 주변의 소리만 들릴뿐이었고, 졸음이 쏟아졌다.
졸음을 이겨낼려고 노력해봐도 계속 졸음은 쏟아졌다. 순간 옆에서 누군가가 흐느껴우는 목소리가 들린다.
김혜리 사원이다.
"대리님..아니 오빠 미안해요.."
"오빠, 내가 좀더 빨리 옥상에 올라가서 오빠를 발견했으면 된건데.."
나랑 김혜리 사원은 친하긴 하지만, 오빠 동생사이까지는 아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할때쯤 졸음은 쏟아지고 이내 김혜리 사원의 목소리 마저 안들린다.
이겨낼려고 해도 이겨낼수 없다.
그리고 또 다시 정신을 놓는다.

[19]

난 내친구가 다솜이와 잘될 방법을 알고있었다. 나란 존재가 다솜이에게 하찮은 존재가 되면 된다고 생각했다.
분명 다솜이도 날 사랑하고 있다고 믿어기에 가능한 이야기 였지만, 확실했다.
우리는 사랑하고있었다. 하지만, 난 이 운명적인 사랑을 이어갈 용기도 없고, 힘도 없다.
결국 해결책은 이것이었다.
혜진이는 기뻐했지만, 난 기쁘지않았다. 내모습이 바보같았다.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다솜이는 어떨까.
그날 다솜이는 학원을 나오지 않았다. 다음날 학교에서 축하해라는 말 이후론 말을 걸지도않았다.
서로 메신저나 문자로 대화를 하지도 걸지도 않았다.
무력한 남자의 배신으로 이 운명은 이내 뒤틀리고 말았다.
그리고 3일뒤, 다솜이가 내친구와 사귄다는 소식이 들렸다.
난 축하해라는 말도 하지못했다.
그리고 그날은 학원에 가지않고 집에서 소리내서 울었다. 아니, 울수밖에 없었다.
눈물은 흐르지만, 그 눈물을 닦을 용기가 나지않았다. 내 눈물을 닦을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다.

[20]

혜진이와의 생활은 즐겁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단지 특이점이라면, 내친구와 다솜이 그리고 나와 혜진이가 커플인덕에 커플데이트를 즐겼다.
처음에는 다솜이를 이런식으로 만나는게 즐겁진 않았지만, 감정은 현실을 이기지 못했다.
이내 다솜이와 나는 다시 친해졌고, 커플데이트를 하면 나와 다솜이, 그리고 내친구와 혜진이가 지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한달정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혜진이는 나에게 성질을 냈고, 내친구도 내가 혜진이와 사귀는 다솜이와 사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순간 큰 죄책감이 몰려왔다.
혜진이는 아무런 죄도 없고 상황도 몰랐다.
난 그날 혜진이한테 이별을 전햇다. 더이상 미안해서 못만났다는게 이유였지만, 도저히 말할수 없었다.
그저, 예전만큼 감정이 생기지 않아서 라고 했다.
그리고 친구로써 지내자고했다. 친구로써 더 잘해줄려고 생각도 했고, 실제로 더 잘해줬다.
사귈때보다 더 잘해주는 내모습에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난 더 좋은 친구가 되기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리고 3일뒤 난 잊을수없는 날을 경험한다.

[21]
허세와 자신감 그리고 남자다움으로 무장한 내친구가 내 품에서 펑펑 울기 시작했다.
다솜이가 이별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친구는 슬픈노래를 틀어놓고 계속 울었다. 이수영 노래를 틀어놓고 계속 울었다.
미안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기뻣다. 내가 헤어졌기때문에 헤어진 것 같았다.
그날 친구를 위로해주고 다시 잘될수있을거란 마음에도 없는 말로 격려를 했다.
그리고 집에가는길에, "도대체 왜" 라는말의 답장을 했다.
"미안해, 나 때문에 힘들지?"
답장은 오지않았지만,
난 확신하고 있엇다. 우린 운명이고 사랑하고 있다고.
좀더 다솜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겠다고!

[22]
그날 아침 반분위기가 매우 싸늘했던 것을 느낄수 있었다.
누군가의 이별소식이기도 했는데, 이상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다솜이가 남자들에게 꼬리치고 다녀서 꼬인남자가 한둘이 아니라고..
소문의 근원지는 일찐 여자애들이었다. 아마 내 친구때문인거같다.
그 싸늘한 분위기에 나도 다솜이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
어제의 다짐은 어디에 갔을까?
그렇게 다솜이는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다솜이도 얼마나 황당하고 괴로웠을까.
그저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는 이유하나로 폄하당하고 괴롭힘을 당하게 된것을..
그리고 그 모든 사건의 시작이 나라는것이 얼마나 미웟을까
그날의 난 아직도 기억하고있다. 난 그녀를 지켜주지못했다.
왕따시키고 괴롭히는일에는 동조하지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말을 건내거나
선의를 베푸는짓을 하지는 못했다. 나 또한 왕따가 될까 두려웠다.
또 이렇게 바보같은짓을 한다. 하지만 현실이다. 난 현실적인 남자다.
이성은 현실을 이길 수 없다.

[23]
어느날 독후감쓰기를 하는데, 다솜이가 나의라임오렌지나무란 독후감을 쓰고있었다.
난 다솜이에게 관심을 주려고한 행동엿다, 선생님에게 나의라임오렌지나무로 독후감을 써도되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그모습이 자신이 쓰는 독후감을 쓰지못하게 하도록 한 행동으로 오해한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
난 그 눈물을 봤다. 한방울, 두방울, 세방울, 네방울 보석같은 눈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사과할 수 없었다. 용기도 없엇고, 사과를 하며 꼭 그녀를 좋아하는걸 들키는것 같았다. 또한 그녀는 왕따였다.
가슴이 찢어졌다. 괴로웠다. 내가 그녀를 울게했다. 후회해도 늦었다. 하지만 후회가 엄청나게 됐다.
그모습을 본 선생님은 왜 우냐고 물었고, 그녀는 소리없이 울기만했다.
그때,주변 여자애들이 위로해주기위해 몰려들기 시작했다. 원래 안그랬는데,, 그녀는 그렇게 왕따에서 벗어났다.
그후 그녀는 날 메신저에서 삭제했다.
상대방이 날 지웠기때문에 내 친구목록에서 상대방도 사라졌다.
사과를 하고싶었지만 용기가 나지않았고, 사과할 방법이없다고 내 자신을 합리화했다.
그렇게 2학년은 지나갔다.

[24]

3학년이 된 이후, 그녀와는 다른반이 되었다. 버디버디와 문자메세지까지 하지않으니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난 일진친구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그 친구들과 동화되었다.
그렇게 서로의 인생은 다른방향으로 흘러갔다.
처음부터 이어지지 못할 인연이었다면 왜이렇게 지독하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녀와 사랑했지만, 사랑하지 못했다.
그녀에게 연락을 해볼려했지만, 전화번호까지 바꾸는바람에 도저히 연락할수 없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찾아갈수도 없었다.
미안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능력없는 찌질남이라 미안하고, 사랑해주지못해서 미안하다고

[25]
우리는 생일이 같은달 8일밖에 차이가 나지않았다. 또한 그녀를 만난 이후로 왠지 모르게 난 10월이 생일인 여자들만 만나게 되었다.
지금까지 여자친구들 5명이 모두 생일이 10월이었다.
운명의 뒤틀림의 의한 평행이론일까..?
 
[26]
그녀는 안타깝게도 26살에 죽는다.
이소식은 친구의 친구에게 듣게되는데,
원체 몸이안좋았다고한다.
그리곤 큰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하늘나라로 갔다고 한다.
 
[27]
가깟으로 정신이 돌아온다.
의사가 잠시 진료를 하더니, 나에게 말을 해준다.
"암 4기 중에도 말기에요. 힘내세요"

오늘 날짜를 보니, 그녀의 소식을 들었던 날 3년전 8일 후였다.
내 자신감없던 행동이, 운명을 뒤틀리게 만들어, 이런 결과를 낳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그녀를 본다면 꼭 말하고싶다.
미안해 그때 정말 미안해.  지켜주지못해서 미안하고 표현하지못해서 미안해. 정말 사랑해.
그리고 이번엔 꼭 다짐한다. 다음생이 있다면, 꼭 그녀를 지켜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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