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섯살이었던 제 야옹이는,
주말을 나와 함께 보내고
어제 오전,
한 잠 자고 일어날 것처럼 잠든 후
다신 깨어나지 않았어욤 ^^
지난 몇 주 동안 야옹이의 상태를 보면서
저 애가 죽으면 회사는 어떡하지.
휴가를 내는건 오버인가.
이딴 생각을 하는 저 자신이 참 속물같았는데
야옹이가 기특하게도
회사원인 나를 배려해 주느라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일요일 오전에 떠난 거 같아요.
주말은 나와 함께 보낸 후 적당히 슬퍼하고
남은 시간동안 뒷정리를 하라고 말이죠.ㅋㅋ
야옹이 옆에 엎드려 있으면서
종종 그 애 가슴에 귀를 대고
천천히 두근~ 두근~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쌔근거리던 숨소리가
어느 순간 안들리는거 같다는 느낌을 받고
야옹이에게 귀를 대보니
가슴뛰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더라구요.
몇 주 전부터
곧 세상을 떠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맨탈을 부여잡고 있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닥치니까 모든게 와르르 무너져서
고양이 옆에 엎드려서 끅끅 거리며 한참 울었어요.
16년 전,
내 주먹보다 더 작은 아깽이로 저와 만난 후
한 번도 아프거나, 말썽부리거나, 사고친 적 없이
오롯이 집고양이로 살다가 떠났네요.
분명히 내가 더 어른이었는데.
나보다 한참 작은 꼬맹이가
어느 날 나보다 훨씬 늙은 할머니가 되어서
나보다 먼저 세상을 뜨다니.
세월이 참 야속한 것 같아요.
잠든 듯 쌕쌕거리던 그 애에게
너는 정말 소중한 고양이 였고
착한 고양이였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였다고
속삭여주면서,
고양이가 야옹~ 하듯이
입을 달싹이던게 생각나서 또 맘이 아프네요.
누구도 알지 못하겠지만...
저는 고양이를 키웠어요.
그 애의 이름은 유리였고, 16년을 저와 함께 살았죠.
저는 그 애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고
팍팍한 내 생활에 소소한 기쁨들이 많았어요.
징징거리기엔... 오유만한 곳이 없죠.
이제 그만 징징거리겠습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