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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니까 몰랐던 장점
게시물ID : freeboard_14524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아제
추천 : 2
조회수 : 2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26 09:34:57

서울 토박이가 가족의 채무 보증을 서 주는 조건으로 집을 나와서 자취를 시작한지 13년쯤 되었네요.
고시원에 들어갈 비용을 마련하느라 친구 집에서 한 달 정도 신세를 지고,
창문도 없는 고시원 > 창문은 있었지만 네온 싸인의 불빛과 주변의 소음 및
같이 사는 고시원 사람들과의 마찰 아닌 마찰 때문에 한 달 남짓 버티고 나온 어느 고시원 등을 거쳐
안산에서 자취했었다가 6년 반 정도 되는 기간 갚아나간 끝에 모든 빚을 다 갚아 버린 후,
전세자금 대출을 끼고 서울로 돌아와 전세로 살기 시작해
지금은 고양시의 어느 '아파트' - 이지만 빌라나 다름 없는 곳- 에서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5층짜리라서 승강기도 없는데, 고양시에는 이런 거 많더군요.
비록, 내년 4월에 전세자금 대출이 만기가 됩니다만 그 때쯤이면 이것도 완납이 가능하니까
이후에는 이것도 제 돈이 되겠죠.

세 사람이 나란히 누우면 꽉 찰만한 넓이의 고시원 구석에 3분 카레 한 달치 분량을
탑처럼 쌓아 놓고 자다가 - 고시원에서는 반찬 도둑도 간혹 있으니까요 -
우루루 무너지는 바람에 놀라서 깼던 기억도 있는데,
지금은 그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지내고 있지는 않지만,
보증을 갚을 때 몸에 밴 습관 때문인지 남들이 보기에는 좀처럼 편하게 살지 못하네요.

2013년 말에 두 번째로 쓰러져서 한동안 입원했다가 간병인을 둬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정말 상대하고 싶지도 않은 철천지 원수, 형과 다시 살게 되었다가
올 여름쯤 크게 싸워서 내쫓은 이후부터 다시 저 혼자만의 자취생활을 만끽(?)하게 되었는데,
형과 같이 살 때의 조건이 '각종 공과금은 내 몫, 식비는 니 몫'이었습니다.
- 저보다 9살 많지만 집을 풍비박산이 되게 만들고 채무 보증을 서게 만든터라
나이값을 못한다는 이유로 형이라고 안 부릅니다. 좀 더 자세한 이유는 나중에.....-

저는 집에 있을때도 털실내화, 수면양말, 아울렛 같은 곳에서 파는
디자인과 사이즈가 엉망이지만 가격이 저렴한 겨울용 옷들 및 파카를 입고 지내는데,
이 인간은 여름에도 온수로 샤워를 해야 하는 걸 몰랐던터라,
한겨울에 가스요금이 9만원 정도 나오는 걸 보고 좀 짜증이 났었습니다.
이미 몇 번이나 말아 먹었지만 가스렌지에 올려 놓은 냄비가 타는 것도 모를만큼
주식에 또또또 빠진 걸 보고 뚜껑이 열려서 6월쯤 이 인간을 내쫓았죠.

저의 생활 스타일(?)대로 자취를 시작한 첫 겨울인데,
매일 하루 한 끼는 오로지 과일만으로 해결하는터라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량으로 주문해서 먹고 있습니다.
- 전통시장이 싼 것 같지만, 카드 포인트나 쿠폰을 이용하면 더 싸더군요 -



요건 저탄수화물 식단을 시작하면서부터 먹기 시작하는 저의 한 끼입니다.

KakaoTalk_20161224_221705579.jpg


대량으로 구매하면 보관하는 도중에 너무 익어버려서 못 먹게 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아무리 냉장고를 잘 이용해도, 수령받자마자 랩으로 싸 놓아도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겨울이 되니까 확실히 다르네요.
참다래나 단감을 제외한 사과나 바나나는 적당한 가격과 수량으로 구입해도
- 너무 소량으로 구입하면 배송비 때문에 오히려 비싸지니까,
가급적이면 무료 배송에 해당되는 양만큼만 구매하는 편입니다. -
나중에는 너무 익어 버려서 급하게 먹기 일쑤였는데.
날이 추워지니까 과일이 잘 익지 않다보니, 좀 더 싱싱한 상태로 길게 먹을 수 있네요.
실내 온도를 낮춘만큼 난방비도 줄고, 과일을 구매할 때 나가는 돈도 약간은 줄고.....



물론 집에서 이런 것도 신고 있어야 한다는 게 흠이겠지만요.

IMG_20161226_074815.jpg




이건 제가 과일을 보관하는 주방의 온도...
습도계 위 아래에 보이는 관은 싱크대 수전과 연수기를 연결한 호스입니다.
집이 좀 낡았다보니 녹물이 좀 심하더군요. 전세가격이 저렴한 이유 중 하나이겠죠.
그래서, 연수기를 설치해서 쓰고 있는데, 보다 정확한 필터의 교체시기를 위해
수도계량기를 별도로 구매해서 연수기와 싱크대 수전의 중간에 장착했습니다. 

IMG_20161226_091809.jpg


좀 춥지만, 예전 생활에 비하면 그래도 좋습니다.
좀 더 좋아지면, 겨울에 파카와 털실내화를 신지 않아도 되겠죠.

그나저나, 주민번호&탕수육 이벤트에 함께할 분을 찾고 있다가,
그 글 위에 베스트로 등록된 분의 글이 있길래
그 분의 기분도 풀어 드릴겸, 식단유지에 따른 욕구도 해결할 겸 해서
댓글을 달았는데, 껄떡쇠니 뭐니 하면서 비공도 꽤 달리는군요.

저는 힘든 시기에 그렇게 친하지 않던 지인들에게도
밥이나 술을 얻어 먹은 등의 도움을 받았었던 적이 있었기에
저 또한 나중에 여건이 되면 그렇게 하자는 생각도 있었습니다만.....

인간은 원래 자기의 생각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이나
사건을 바라보기 마련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P.S : 친목질은 금지였군요.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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