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7년 겨울
개포동에서 출발해서 신내동으로 오던 17번 막차를 타고
당시의 신내동 동사무소에서 내려서
x성 아파트를 가로 질러 집으로 갈때 입니다.
그날따라 기분이 좀 묘했는데
아파트 사이로 가로질러 갈 때에
모든 아파트의 불이 꺼져 있는것 이었습니다.
아무리 밤중이라도 한두집정도는 작은불이라도 켜져있을수 있는건데
심지어 가로등마저 꺼져 있어 기분이 많이 가라앉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아파트 중간쯤을 갔을까
개구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근처에 오리 농장이 잇었기에
아 거기서 나는 소리 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겁니다.
아파트에 반사되어 개구리소리가 엄청나게 울리는데
그때 문득 한겨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끼치더군요
정신없이 달려서 아파트를 지나 길을 건너오니 개구리 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면서 건너편을 보는데
안개가 낀것도 아닌데 뭔가 흐릿하게 아파트 단지를 감싼듯 보이더군요
이쪽편에는 가로등도 모두 켜져있고
저쪽편은 전부 꺼져있고
다른 세상인것 같았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도 밤에는 절대 그쪽으로 가지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