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비현실적이다. 우리 의지대로 동북아에 전쟁이 있고 없고를 결정할 수만 있다면... 그건 환상적인 얘기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런 결정적 영향력은 없다. 물론 '어느 정도의' 영향력은 있다. 하지만 결정적 영향력을 가진 것처럼 큰소리를 땅땅 치는 바람에 진짜 결정적 영향력을 가진 국가들로부터 왕따 당하고 있다. 결정적 힘을 가진 국가와 연합하는 것만 못하다.
둘째, 잘못된 용어선택이다. 정부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동북아균형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궤변도 없다. 균형자는 동맹을 이탈해서 중립적 위치를 고수함을 뜻한다. 국제정치의 초딩도 아는 소리다. ..이건 잘못된 용어선택이거나 아니면... (비외교적이고 야성적인) 의도적 도발이다.
셋째, 불필요한 말이었다. 우리가 정말 우리의 전략적 미래를 자주적으로 선택할 힘을 가졌다면 우리가 굳이 이런 전략을 천명하지 않아도 주변국들은 인정해줄 것이다. 만일 그런 힘을 갖지도 못했는데 허세를 부린 거라면 주변국들은 우리를 한층 더 비웃게 될 것이다.
내 결론은 동북아균형자론은 한국의 대외적 전략이 아니라 국내의 정치적 효과를 노린 대내적 정치게임이라는 것이다. ...안보를 담보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