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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
게시물ID : freeboard_17878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독대갈
추천 : 1
조회수 : 3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16 07:59:33
<가톨릭청년>, 1933.7.
이런 시(詩) - 작자 이상


역사(役事)를하노라고 땅을파다가 커다란돌을하나 끄집어 내어놓고보니 도무지어디인가 본듯한생각이들게 모양이생겼는데 목도(木徒)들이 그것을메고나가더니 어디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 위험(危險)하기짝이없는 큰길가더라.

그날밤에 한소나기하였으니 필시(必是)그돌이깨끗이씻겼을터인데 그이튿날가보니까 변괴(變怪)로다 간데온데없더라. 어떤돌이와서 그돌을업어갔을까 나는참이런처량(悽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作文)을지었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한평생(平生)에 차마 그대를 잊을수없소이다. 내차례에 못올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혼자는 꾸준히생각하리라. 자그러면 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 내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것만같아서 이런시(詩)는그만찢어버리고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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