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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적에 우리 어머니
게시물ID : humordata_17673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리움을먹고
추천 : 3
조회수 : 187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8/20 11: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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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고등학교 시절에 부반장이 되었다.
될래서 된게 아니고 같은 반 애들이 일 부릴려고 시킨다는걸 알면서도 넙죽 부반장을 했다.
부반장이 되고나서 난 반장이 할일 + 온갖잡일을 모두 해야만했다.
난 힘이 없었다.
 
부반장이 된 어느날 엄마가 날이 좀 더운날에 빠삐코 탱크보이 등등 쮸쮸바가 들어있는 이마트봉지를 들고
학교에 찾아오셨다.
땀은 뻘뻘 , 옷은 초라했는데 반 애들이 쮸쮸바를 보고 열광한다.
유일하게 나 혼자 웃을수는 없었다.
엄마를 마주하기 창피했다.
 
아이들이 쮸쮸바 한개씩 들고 먹을때 난 엄마가 가는걸 마중하지도 못했다.
애들은 쮸쮸바를 먹으면서 나보고 너그에X / 니에X 어쩌구저쩌구 떠들었다.
울분이 터져서 반항했다가 맞았다.
 
그날 저녁 엄마가 기대에찬 눈빛으로 물었다.
반 친구들이 좋아하지?
난 대답했다.
이제 그러지말어 뭣하러 그런걸 사와
 
며칠 후 엄마가 피자를 10판 사왔다.
근데 브랜드가없는 동네 피자집 ..
우리 아들 부반장 된게 너무 영광이라고 피자를 돌렸는데
반장이란 놈도 정작 아무것도 안했는데 부반장이 왜 설치냐고
 
그리고 일진애들이 피자5판을 막 가져가서 처먹다가 남은걸 휴지통에 쑤셔박은걸
니네집 그지냐 피자헛이나 도미노피자가 아니냐며 면박주던 애들
 
그래도 흐뭇하게 웃으며 돌아가던 엄마 뒷모습
 
내가 이제 나이가 되니 가슴이 애린다.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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