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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한 밤이었다.
게시물ID : gomin_14541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레로파시
추천 : 0
조회수 : 1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3 03:42:55
 
 
 
 
잠도 오지 않고 적적하고 해서...
집에서 입던 곤색 티와 검은색 반바지위에 분홍색 남방을 대충 걸치고 삼선슬리퍼를 신고 밖에 나왔다.
 
못하는 술이나 한잔 할까해서 동네의 봉구비어를 찾아 해맸었다.
망했는지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편의점에 갔다.
심드렁한 아저씨가 계산대를 두고 서 계신다.
편의점에 들어올때 나던 비릿한 땀냄새는 아저씨의 냄새였나보다.
흠.....
맥주를 훑어보다 호가든 중자크기의 캔맥을 하나 집었다.
안주는 CU초코콘 클래식.
아저씨 던힐 3미리도 하나 주세요.
"봉지에 싸드릴까요~"라고 말하는 아저씨께 "아니요. 저기 밖에 파라솔에서 마시고 갈게요"
근데 안된단다... 주택가라서 밤늦게엔 파라솔을 사용할 수 없단다....
카드를 내밀다가 잠시 멈칫했다. 그럼 난 어디서 마시지.... 집에서 마시면 담배도 못피는데...
흠... 일단 계산했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마실만한 벤치가 있던가...?
없네...... 흠... 담배도 같이 펴야 하는데....
하는수 없다. 집에 왔다.
주무시는 어머니 깨지 않게 최대한 조심히 문을 따고 들어와, 비닐봉지 바스락 소리가 나지않게 조심스레 방에 들어왔다.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어두운 방 책상위에 스텐드가 좀전까지 공부하던 책과 노트를 밝히고 있다.
 
음... 그래 음악이 필요해....
노트북을 켯다. 유튜브로 들어갔다.
평소 즐겨부르던 이적의 노래를 찾아 틀어놓았다.
눈이 심심하니, 평소 즐겨 찾는 오유에 들어왔다.
음......
맥주를 까볼까....
 이 맛없는 발효주가 나를 재워주리라 기대를 했었다.
 
한손은노트북 터치패드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입은 노래부르랴 맥주마시랴 초코콘 먹으랴 부지런하고 바쁘다.
그 바쁜입에게 한손은 열심히 맥주 초코콘 시중을 들고 있었다.
 
허허허... 그래 이게 행복이지...
 
맥주는 충분히 맛없지만 창문밖에서 불어들어오는 찬바람이 너무 맛있었다.
오유는 오늘도 이런저런 문제로 말이 많고, 재밋는 소재로 히히덕 거리는 말들도 많다.
 
흠.. 그렇게 이밤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불현듯... 내 머리속에서 나를 혼내는 소리가 들린다.
 
'너... 오늘을 얼마나 게으르게 살았길래 이렇게 잠을 못자니?'
 
........
......
 
미안해 나의 금요일아... 너를 헛되게 보냈구나....
공부나 열심히 할것이지 멍때리는 시간이 많았구나....
 
......
.....
 
역시 술은 맛없다.....
 
담배나 태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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