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2010~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서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5년동안 25%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표적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해 880만 명을 넘었으며 2016년보다 34만 명 늘어났다. 그중 지난해 당뇨병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84만5850명으로 집계됐다.

필자의 할머니도 10년 전 당뇨 확진 판정을 받고 혈당관리를 위해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관리를 한다고 해도 이미 노화된 몸을 젊은 시절 몸으로 돌려놓기엔 무리가 있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고 매일 혈당 수치를 체크하고 있다.

당뇨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당뇨병 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은 치료비가 만만찮다는 것을 알 것이다. 보통 당뇨병 환자가 사용하는 자가혈당 소모품(혈당측정검사지, 채혈침, 인슐린주사기, 주삿바늘)은 요양비 지급대상이라 비교적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인슐린펌프의 경우 판매가격이 최소 300만 원에서 최대 800만 원으로 비급여 항목이다. 더불어 펌프에 사용되는 주사기, 주삿바늘 등은 요양비 지급대상에서 제외됐었다.

내분비과에 인슐린 처방전을 받으러 온 김복순 할머니께선 과거엔 시간마다 인슐린주사기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인슐린펌프로 편해졌다고 했다. 그러나 펌프값이 500만 원에다 소모성 재료 교체비용이 월 65만 원으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김복순 할머니와 같은 당뇨병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8월 1일부터 당뇨 소모품 지원을 확대했다. 자가혈당 소모품 4종과 함께 인슐린펌프용 주사기, 인슐린펌프용 주삿바늘 등 2종을 추가해 총 6종으로 늘어났다. 단, 사용에 최고 10만 원까지 드는 고가의 연속혈당측정기용 센서는 관련학회 및 전문가와 협의를 거쳐 별도의 세부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담당 전문의가 ‘당뇨병 환자 소모성 재료 처방전’을 발행할 때의 처방기간이 개선됐다. 개정 전엔 제1형 당뇨는 180일 이내, 제2형 당뇨는 90일 이내로 처방기간이 서로 달랐다. 이렇다 보니 제2형 당뇨 환자는 인슐린주삿바늘과 같은 소모성 재료의 부족 등을 이유로 병원을 자주 찾게 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복지부는 모든 당뇨병 환자들의 처방기간을 최대 180일 이내로 개정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실제 필자의 아버지도 할머니의 치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계셨다. 하루에 들어가는 금액이 2만 원, 한 달이면 60만 원이 드는데 월급으로 생활하는 직장인들에겐 꽤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당뇨 소모품의 확대로 이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도 건강보험의 혜택을 많은 사람들이 받을 수 있게 개선시켜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9월부터 MRI 검사비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돼 단계적으로 급여화되는데 우선 뇌혈관 MRI부터 적용된다. 2021년까지 복부와 흉부, 근골격계 질환 진단을 위한 MRI도 차례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