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야옹과 김멍멍의 사료값 및 병원비 기타등등을 충당하기 위해 살고 있는 하찮은 집사입니다.
고양이랑 개랑 같이 키우면 어떨까... 고민 많으시쥬?
즈도 엄청 고민했슈... 그냥 내가 '고양이랑 개를 같이 키우고 싶다'는 이유로 얘들한테 못할 짓을 시키는 건 아닐까?
그래서 주로 고양이 카페 중심으로 정보도 많이 알아보고, 같이 키우시는 분께도 여쭤봤쥬.
하지만 제 주위엔 고양이면 고양이, 개면 개.. 이렇게 따로 키우는 사람만 있지. 둘 다 키우는 분은 아니 계셨지유.
아.. 충청도 사투리 힘드니 그만.
여튼 제가 입양 전에 고민했던 것들을 정리하자면
1. 둘이 안 싸울까
2. 털은?
3. 서로 전염되는 병은 없는가?
이에 대한 답부터 볼까요
1. 안 싸우나?!
어릴 때부터 같이 키우면 싸울 확률이 극히 낮다고 하죠.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고양이와 개는 행동언어가 다릅니다.
개는 좋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지만, 고양이는 그 꼴을 보면 '뭐시여? 싸우자고?'로 해석이 되는 거죠.
하지만 얘들이 완전히 자기네 종족의 언어를 체득하기 전에 만나면 그런게 덜 한 거 같습니다. 저희집만 해도 그렇거든요.
참고로 김야옹과 김멍멍 모두 가정분양을 받았고, 생후 10~12주. 어미가 더이상 젖 먹이기를 거부해서 어미한테 물리기 시작할 때쯤 데려왔어요.
분양하시는 분이 '이제 데려가세요'라고 할 때랄까요..
그리고 종 간에 상생도 고민했어요. 저희집 같은 경우는 폴드가 다른 종이랑도 잘 놀고 덜 싸운다고 해서...
2. 털은...
코카는 키워봤으나 고양이는 처음. 제가 그리 깔끔 떠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주위에서 털 타령을 하도 해서 쫄았으나..
많은 분들이 그러시죠. 키워보면 털은 참 사소한 문제라고.
네. 별 문제 아니었어요. 그냥 뭐.. 옷에 묻으면 돌돌이로 떼고 바닥은 청소기 돌리고 그러는 거죠.
3. 병
김야옹이 오기 전에 허피스에 걸려서 콧물이 줄줄 흘렀는데요. 병원에 물어보니 개한테는 안 옮는다고. 그런데 김멍멍 오기 전에 다 나았어요.
어차피 둘 다 때마다 예방접종 받고, 사상충 약 먹으니까 다른 걱정은 없었습니다.
멍멍이가 집에 도착한 순간. 둘의 첫 만남입니다.
처음엔 이 정도 간격??
하.지.만
막상 키워보니 닥치는 다른 문제들. 막막 터짐 ㅠㅠ
사료!!!!!!!!!!!
원래 둘 다 자율급식이 목표였어요. 그런뎈ㅋㅋㅋㅋ 김야옹이 김멍멍 밥을 지 밥보다 더 좋아하네요-_- 병원에 물어봤어요.
"개가 고양이 사료를 먹는 건 괜찮다. 하지만 고양이가 개 사료를 먹으면, 특히 둘 다 어린 상태라 개 사료를 먹은 고양이는 간이나 눈 등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하셔서 "으헝!~ 그럼 어케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하며 징징
쿨한 대답: 멍멍이를 제한 급식하세요.
그렇게 멍멍이는 하루 2번 아침, 저녁마다 사료를 먹는 식으로 바뀌었어요. 바꾸고도 한동안은 멍멍이가 사료 한 알 흘리나 싶어 옆에서 턱 받치고 기다리는 야옹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어지는 문제는... 자율급식할 때는 안 그랬는데 제한급식을 시작하니까 평소에도 야옹이 밥을 탐내는 멍멍이.
멍멍이가 어릴 때는 TV 장식장 위에 주면 됐지만 개가 자꾸 크네요....... 현재는 5단 책장을 하나 더 사서 3단에 야옹이 밥칸을 만들어줬어요.
화장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제일 죽을 맛인게 이거예요. 처음엔 야옹이가 두부모래를 썼어요.
그래서 그런지 야옹이가 화장실에 다녀오면 근처에 기다리다가 떨어진 모래를 우걱우걱;
두부로 만든 거라서 맛있는 건가... 생각했는데 ㅠㅠ 나중에 야옹이 화장실을 습격했어요.
제가 고양이 집사는 처음이라 모시기 전 공부를 이것저것 했는데, 고양이는 응가할 때 무방비라고 생각해서 조심한다고.
화장실이 마음에 안 들어도,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화장실을 안 쓴다고 해서
평판형/하우스형도 많이 고민했어요. 하우스는 또 눈병이나 이런게 있다고 하고... 결국 하우스형을 아주 큰 걸로 했는데
이 개싴이 화장실로 처들어가길래 바로 붙잡아서 야단치니까 절 물더라구요-_-
다시 병원에 문의했습니다. 그런데 ㅠㅠㅠㅠㅠ 고양이 은나를 개들이 좋아한대요. 그 냄새를 아주 선호한다네요;;;;;;;
그래서 개랑 고양이 같이 키우는 집은 고양이 화장실을 높은데 둔다구요.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개가 크잖아요?
그래서 ㅋ
밥 먹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 + 구석 + 멍멍이가 낑겨서 못 들어가는 곳으로 정했습니다.
일 보는 중인 김야옹 씨
그래도....... 야옹이 나올 때 발바닥에 묻혀서 나오는 모래(이제 벤토나이트로 바꿔도 그럼)를 주워먹겠다고
저기 갈 때마다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못 살...
저희집의 경우 개가 코카인데다, 질투가 아주 심해서 야옹이가 좋아하는 낚시 놀이도 많이 못 해주고..
김멍멍~ 부르면 안 와도 김야옹~ 부르면 미친디끼 달려오고...
야옹이 쓰담쓰담하면 저와 야옹이를 모두 즈려밟고 자기부터 예뻐해달라고 디밀어서 ㅠㅠ 힘들어요.
다른 집은 다 고양이가 이긴다는데, 개가 귀찮게 하면 싸닥션을 날리고 도망간다는데..
종종 밟혀서 웨옹~ 소리를 내긴 해도 도망가거나, 할퀴거나, 솜방망이도 날리지 않는 김야옹.
병원에 가서 "고양이가 이긴다면서요 ㅠㅠㅠㅠㅠㅠㅠ"했더니 어릴때부터 같이 자라서 그걸 큰 위협이라고 생각 안 하는 거 같다구요.
실제로 야옹이는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고, 그루밍/스크래처도 잘 하고.. 병원에서도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요 둘이 노는 거? 함 보실래요?
얘네 축생사진. 어릴 땐 잘 땐 이렇게 서로 안고 자더니.. 요즘은 안 그래요.
툭탁툭탁. 둘이 막 툭탁대다가 한번씩 제 눈치 보는게 ㅋㅋㅋㅋㅋㅋㅋㅋ
보면 김야옹이 먼저 시비를 걸 때도 많아요. 멀리서 다다다다 달려와서 도움닫기 후 니킥을 훅 날리는데
체급차인지;; 별로 타격을 안 받는 것 같으니까 이제 관절기로 전환했습니다.
관절을 물고 있어요-_- (암바.. 이런건 못 거는 듯? 그래서 관절 물기로... ㅋ )
1라운드 다음날 벌어진 2라운드. 말씀드린 관절기가 나옵니다만...
이불 정리 전이라 좀 지저분하네요. 어허허허; 하지만 평소에도 지저분해요-_-
그럼.. 얘 둘이 합심해서 벌여놓은 귀가 후 현장을 보실까요?
평소에 잡동사니들은 툴박스에 넣어두고 좀 깊이 두는데 다 꺼내서 바닥에 풀어놨네요...
이날은 화장품 박스를 엎었어요. 섀도우도 파삭 깨져있었죠...
여징어분들은 아실 거예요... 그게 무슨 상황인지-_-
참고로 진회색 펄 섀도우였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전기장판을 뜯어먹는 걸 좋아해서 3번째 구입했어요...
매트커버 안에 넣고 그 위에 누비커버도 있는데 그걸 다 들어내서 ㅠㅠㅠㅠㅠㅠ
나갈 때 전원은 빼놓고 나가지만 전선 피복이 벗겨져서 뜯어진 상태라 그냥 버렸어요.
비글 다음으로 그.. 지*견이라는 코카. 그 중에 가장 악마 같다는 8개월~2살 기간이라
보살의 마음으로 인내하고 있지만;;; 야옹이가 서랍 여는 것도 알려주고 ㅠㅠㅠㅠㅠㅠㅠㅠ
구석에 있는 거나 높이 있는 걸 꺼내줘서... 전에 코카 키울 때에 비해 마주치는 사고의 스케일이 다르네요.
이래도 키우실 거예요? 네??
근데 예쁘긴 해요. 어헝~
마지막으로 최근 사진 하나씩!
어제 찍은 따끈따근한 김야옹 씨의 잘생쁨 사진.
기껏 배 위에 올라와서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급개무룩한 김멍멍 씨.
영화 <인사이드아웃>에 나오는 조이가 마동석 씨 같은 덩치로 쌍둥이로 있지 않는 한 이렇게 24시간 즐거울 수가 없다고 흉 보는데..
얘 머리 속에도 슬픔이가 살기는 사는가보다.. 하고 찍어봤어요. ㅋ
혹시 개랑 고양이 같이 키우면서 생기는 질문이나 팁 있으면 공유해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