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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간 헤어진지 1년, 전남친 만난 이야기 남자시점에서 써봤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4550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VmY
추천 : 5
조회수 : 47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6/14 02: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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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재주는 없지만 남자시점에서 이야기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그 글을 읽고 또 여러댓글들을 보면서 남자의 입장이 이럴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싶어서
글재주 없어도 한번 적어봅니다.
 
 
전 31
여자친구는 30
3년전에 헤어졌습니다.
 
 
군대 막 전역하고 같이 일하는 사장님 가게에 아르바이트 생이었던 여자친구를 소개받았습니다.
 
5년동안 만나면서 그 애가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는 모습까지
항상 가장 가까운곳에서 함께 기뻐하고
슬플때는 위로해주고 화낼때는 같이 욕해주고 행복했습니다.
 
별거 아닌 내 한마디에 연극보러갓을때마냥 배꼽잡고 웃어주고
서운하게 툭 내뱉은 말에 토라져서 며칠동안 대답도 안하던 그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네요.
 
차도 없던 시절에 기차타고 겨우겨우 여행다니면서 
삼각대도 없는 카메라로 같이 사진 찍어보겠다고 타이머 맞춰서 돌에 올려놓고
후다닥 뛰어와서 볼에 뽀뽀하면서 사진도 찍고
 
저 일하는 가게에 한밤중에 찾아와서 가게앞에서 뽀뽀하고 얼굴빨개져서 도망가고
 
가까운 맛집, 아기자기한 카페, 야경좋은곳 찾아다니면서 몇시간씩 걸어다녀도 마냥 행복했던 시절들이었습니다.
 
 
 
슬슬 주변에서 결혼하는 친구들도 생기고..
한살 차이다 보니 제 친구들보다는 그 애 친구들이 먼저 결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직업도 전문직이고 하다보니 다들 자리잡히고 바로 가는 모습이더군요
 
 
이제 겨우 지분 반에 투자 반으로 조그만한 자영업을 시작한 저에게는 결혼이라는게 너무나 큰 압박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매출에 일희일비 하면서 결혼자금을 모으고
나 혼자가 아닌 내 부인과 아이들까지 생긴다는 생각을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해야될까요?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시작하는 자영업이다 보니 새는돈도 많고 수익이 나지 않는 날도 있는데
나 혼자 먹고 살기도 너무 버거운데 결혼의 압박이 다가오자 점점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정말 사랑하면 그냥 결혼하고 둘이 열심히 노력해서 잘 살면 된다는 말들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그 애를 .. 그렇게 힘들게 하기는 싫었습니다.
그당시 하던 업종도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으면 받았지 좋은 업은 아니어서
그 애는 자기 부모님께 절 학생으로 말했을정도니까요.
 
 
행복햇던 5년이 점점 다투는 시간이 많아지고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그 애가 헤어지자고 그만두자고 말했고
너무 힘들었지만 그렇게 하는게 그 애를 위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4년제 대졸에 전문직이고 그정도 능력이면 저 말고 다른 좋은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괜시리 제가 붙잡고 있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하루하루 불투명한 내 미래만 생각하면서 결혼 천천히 준비할 수 있게 몇년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할 순 없었습니다.
내가 여기서 놓고 돌아서야  정말로 행복해질거라 생각했습니다.
 
 
새벽마다 술을 먹는지 2~3달 동안 일주일에 네다섯번은 연락이 왔어요
안받고 답장안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것처럼 시간이 해결해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아니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생각나고 더 가슴아프고 밤만되면 핸드폰만 보게되고
그 애 집근처를 서성이게 되고 같이 걷던 거리를 따라가게되고
같이보던 야경을 혼자보면서 청승맞게 술이나 먹게 되고
첫눈오는날 그애 집앞에 조그만한 눈사람이나 만들고 오고
 
 
 
연락했습니다. 말도안되는이야기로 횡설수설하면서 별것 아닌척 하면서
밥먹자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다시만나서 무슨이야기를 할지 어떻게 말해야할지 아무것도 생각못해도
그냥 한번만 보고싶어서 나갔습니다.
 
 
그 애 얼굴을 보는데 정신이 확 들더군요
이게 뭐하는짓인지 싶었습니다.
이러면 서로만 힘들어지는거라 생각했습니다.
아직도 정말 너무 보고싶고 좋아하는데 그냥 결국 또 결혼앞에서 무너질게 뻔하면서 이런자리를 만든
내 스스로가 너무 미워서 오만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사실 만나서 무슨이야기 했는지 잘 기억도 안납니다.
그냥 나 잘지내고 있다 너도 잘지내냐  남자도 좀 만나고 해야지
이런 부질없는 이야기나 하다가
그 애가 이야기 합니다.
2주전쯤 소개팅으로 남자를 만났답니다.
그 애 부모님이 바라시던 회사원이었고 저와는다르게 대학나오고 키도크고 차도있고 훈남이랍니다.
근데 행동 하나하나를 볼때마다 제생각이 났답니다.
우리오빠도 포크 꼭 저렇게 잡았는데.. 우리오빠는 저런 내가 싫어하는 말투 안썼는데..
이러는데 제가 연락했고 만나게 된거라고...
예전으로 돌아갈수 있냐고 물어보고싶은데 무서워서 못물어보겠다는말에
 
 
다시 못박았습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내가 못잊고 혼자 힘들어하는 티가 나서 그애가 먼저 소개팅 했다는 사실에 죄책감느낄까봐
일부러 거짓말도 했습니다.
몇번 등떠밀려서 소개팅도 나갔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더만나봐야겟다
 
 
근데 진심으로 한마디는 하고싶었습니다.
아직도 매일매일 니생각만 난다고 말할수는 없으니까 책임질 자신 없으니까 그말은 못하고
 
"몇년뒤에 결혼은 너같은사람 만나면 하고싶다
내가 결혼 할 준비가 되었는데 니가 그때 혼자면 너한테 결혼하자고 할거다"
 
농담식으로 이야기햇고...
용기가 없어서 아직도 많이 좋아한다고 나와줘서 고맙다고 이런이야기는 못했어요 마음약해질까봐
 
그사람이랑 잘됬으면 좋겠다 좋은사람만날거다 라는 말에
 
돌아오는 그 애의 대답은
다시는 연락 안했으면 좋겠다 였고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애가 술먹고 보냈던 문자. 카톡
다끝난 그날 마지막으로 본날 이후에도 몇번이나 왔던 연락들에
그 애를 위하는 길이라는 마음으로 두눈 질끈감고 답장 안했습니다.
청첩장이라도 혹시 올까해서 차단은 못하고 그대로 뒀네요.
혹시나 그게 온다면 가서 축하해줄정도로 전 쿨하지 못하니까
행복하게 결혼한거니까 거기서 정말 다 잊으려고 아직도 미련은 못버린거같기도하고
 
 
그애가 보냇던 카톡이랑 문자들
같이찍은 사진들
만들어둿던 앨범이나 한번 보고 담배하나 피고 자렵니다.
담배 끊으라고 듣던 잔소리 한번더 듣고싶긴한데... 휴..
 
 
 
술도 안마셨는데 만취해서 쓰는 글이 되어버린거 같네요
 
자영업은 내일도 아침일찍 출근해야하니
청승은 그만떨고 내일을 준비해야겟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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