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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hil_166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길바닥의묘★
추천 : 0
조회수 : 73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8/29 20:58:33
뭔가 트집을 잡고 싶은 밤
죽음을 죽음이라 부르는 것은 좀 잘못된 것 같아요.
우리는 죽음 직전까지만 보고 들었을 뿐
그 이후는 절대적으로 모르니까요.
그래서 죽음은 죽음이란 단어보다
절대적으로 모름, 이라고 부름이 더 정확하지 않나요.
인간은 다른 동물이 다만 모르는 것보다
스스로의 모름을 좀더 대상화해 바라볼 수 있는듯 해요.
그러니까 다시 표현해
우리는 우리의 죽음을 그냥 본능적으로 무서워함을 넘어
우리의 죽음을 상상의 검은 구슬로 빚어내
물끄러미 그걸 들여다보며 막막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때론 막연한 신비로움에 젖어들기도 하는 것이죠
우리가 이렇듯 죽음을 바라보는 동안
죽음은 우리에게 거울과 같아서
검은 죽음을 통해 비춰진 내 생을 또 다시 대상화하게 되고
그 결과로
우리는 우리가 지금 가진 자의식에 가까워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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