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만 28세의 남성입니다. 직장 이름을 밝히긴 좀 그렇고 그냥 사무직인데 근무한지 만 2년 정도 되었습니다.
결혼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내년에 결혼을 기약한 애인이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정기적으로 회식을 하는데 꼭 2차는 여자 직원들 보내고 룸싸롱 같은 곳으로 갑니다. 왜 꼭 그렇게 모여서 진탕 놀아야 하는지..
저도 남자지만 애인도 있고 곧 결혼까지 할 건데.. 또 애인이 없다 해도 원래 술집 여자들이랑 진탕하게 노는거 싫어하고.. 그래서 항상 2차 가면 혼자서 사양하고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몇 번 있어봤지만 정말 더럽게 노는 꼴에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구요 마누라 있고 아이도 딸려 있으면서 그렇게 다른 여자랑 음탕하게 놀 수가 있는건지
물론 영업직이고 접대 때문에 그렇다면 모를까 접대가 아니라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는 경우에도 꼭 그런 곳엘 갑니다. 저는 그런게 싫어서 몇 번 빠지다 보니까 어느새 직장 내에서 왕따가 되더라구요
저 놈은 혼자 고고한 척 한다 저 놈은 결혼도 안 한게 벌써부터 마누라한테 잡혀산다 혼자 깨끗한 척 하는 새끼 고자 새끼
사람들이 이렇게 뒤에서 욕을 하고 다닙니다.
이번에 인사 정리를 하는데 제가 서울 사는데 난데 없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더라구요 그것도 한직으로. 제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낸 아이디어 등으로 회사에 제법 큰 이익을 남긴 적도 몇 번 있었고 업무 실적만으로 보아서 승진 대상에 올라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남들 월차 펑펑 쓸 때 전 쓰지도 못하고 남들보다 잔업도 야근도 더 열심히 했는데 단지 함께 어울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럴 수 있는지
일도 더럽게 못하는 위에 상사 하나는 회식 나가서 분위기 잘 띄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안 짤리고 남아있는데..
회식을 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빠진 적도 없고 뒤에서 남들 욕하고 다닌 것도 없고 단지 2차만 함께 갈 때 계속 빠졌을 뿐인데..
그래서 회사에 이야기했습니다. 납득할 수 없으니까 이 인사발령을 취소하지 않으면 사표 쓰겠다구요.
사표 수령하더라구요.
어쩌면 좋을까요 애인집에서 알면 결혼 못 할지도 모르는데..
그냥 더러워도 2차 갈 걸 그랬나봅니다. 벗고 춤도 추고 여자들도 끌어안고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고 그렇게 망가져야만 동료로 받아주나봅니다. 그렇게 망가져야만 같은 배를 탄 동료로 인정해주나봅니다.
정말 그렇게 살기 싫습니다. 그래서 그만뒀지만 이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제 처지에 눈물난 나옵니다.
이따 친구들 불러서 룸싸롱 가기로 했습니다 저축해돈 제 돈 들고 제가 쏘러 갑니다. 그게 얼마나 좋길래 그런건지 피같이 번 돈 개같이 뿌려보고 나오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