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 간만에 들어와서 썼던 글에 생전 처음으로 공포감이 들정도의 댓글들이 달렸었죠. 반말에 욕설에 찢묻었다느니 어쩌느니... 혐짤도 많이 달렸구요. 이전에 제가 쓴 글,댓글 캡쳐해와서 마치 사찰이나 하는 듯이 공격해 댔죠. 의견이 서로 다를 순 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공격해 대는 건, 제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오유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상처로 인해 한동안 들어오지 않았구요. 하지만 소중한 커뮤니티를 잃고 싶지 않아 가끔씩이나마 들어오고, 또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려봅니다.
사실 빈댓글의 효과는 실제 아무도 모릅니다. 없을수도 있고 저쪽을 더 자극할 수도 있고... 빈댓글로 인해 알바들에게 치명적으로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정말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하지만 정말 궁금한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빈댓글로 시게가 망가진다고 하신 분들에게는 꼭 물어보고 싶습니다. 빈댓글과 욕설,혐짤,멸칭 중에 어느 게 나쁜짓일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빈댓글은 감정소모하지 않고도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비폭력저항이라 생각합니다. 빈댓글에 폭력성이 있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저들처럼 저급하게 욕설, 혐짤, 멸칭 사용하기 싫은겁니다. 저들의 '공격성'은 이곳을 싫어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이니까요. 오히려 빈댓글에 저리 반응하는 거 보면 정말 효과가 있긴 있나봅니다. 저리 반응 안했으면 진작에 빈댓글이 사라졌겠죠.
게다가 정성스럽게 글을 쓴 유저에게 무지막지한 댓글로 공격하는 것에 대해 침묵으로라도 이를 저지하고 방어하고 싶었을 겁니다. 정성글에는 빈댓글이 많이 없는 것 아시나요? 빈댓글 쓰시던 분들도 정성글에는 댓글로 의견개진을 하십니다. 물론 모든 내용을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곳에서는 의견개진과 토론도 이루어지고 욕설은 없습니다. 정말 조그마한 공간이나마 예전 오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보통 폭력성은 이성이나 논리가 작동하지 않을 때,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사용하게 되는데, 여기 폭력성은 '그냥' 쓰는 것 같습니다. 폭력 그 자체가 목적으로 보여지네요. 그래서 그런지 처음 글 썼을 때 처럼 느껴졌던 공포는 없고, 감흥마저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워낙 빈댓글 때문에 요즘에 글을 하도 많이 올려서 그런가 한 몇시간이면 몇페이지 뒤로 사라지더군요. 글 쓰시는데 부담은 예전보다 많이 덜해졌습니다.
저는 제 글에 빈 댓글 달려도 상관없습니다. 동의 하신다는 의미에서 빈댓글 다셔도 됩니다.
워낙 욕설, 혐짤, 멸칭을 많이 봐서 그런가, 빈 댓글에는 아무런 공격성도 느껴지지 않거든요.
그리고 혹시 무리한 부탁일 수 있지만, 빈댓글을 그냥 같은 편의 윙크라고 생각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게시판 곳곳에서 계속 빈댓글 비난하는 거 보니 정말 싫은 모양입니다. 게시판 제목들이 많이 바뀌었네요. 이재명+김어준 비난에서 김어준+빈댓글러 비난 글이 많아진 것 보니. 정말 약발이 있기는 한가 봅니다. 아무말도 아무것도 안했는데 폭력적으로 대처한다는 건~
언젠가 빈댓글 같은 것 없이 서로 존중하고 존대하며, 반대의견에 본인의견 개진하는 그런 커뮤니티로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는 빈댓글 환영합니다. 제 글을 읽었다는 표시로 알고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혹시 욕설, 혐짤, 멸칭쓰시려거든 본인들 가족들에게 먼저 보여줘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