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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위로
게시물ID : readers_145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랑결핍
추천 : 11
조회수 : 264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4/08/11 14: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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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마이크로폰 책 원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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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기라우 책책 책게에 많이 놀러오세요!

처음엔 그저 가벼운 부딪침이었다. 앉아있던 그는 이런 상황을 자주 겪어온 듯 나를 유심히 지켜 보고만 있었다. 
그와 부딪혔을 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나는 무언가로 연결 되어 있음을..
이 장소에는 서로만 존재했기에 아무 망설임이나 부끄러움없이 나는 다시 그에게 접촉했다.
먼저 나는 그의 어깨를 꽉잡고, 그를 일으키려 했다. 마치 뼈가 없는듯 일으키려 해도 자꾸 넘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좀 더 힘껏 그의 어깨를 잡을 수록 죽어있던 
그의 몸에 생기가 퍼지듯 점점 살아있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었다. 그는 결국 당당히 일어서서 나를 보게 되었고,
이제 나는 그의 어깨를 놓았다. 이제는 멈출 수없다. 그와 나는 서로 동성이었지만 나는 그를 꽉 안았다. 
그는 나를 결코 안아주지 않았지만 그의 눈가에 맺힌 맑은 눈물을 보며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있었다. 
나는 더욱 더 세게 그를 안아주었고 그는 계속 울고있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 옳은지 잘못된 것인지 나는 모른다. 
그저 앉아있던 그에게서 오랫동안 쌓인 것 같은 응어리를 보았고 마치 해가 뜨고 달이 지듯이 당연히 안아 줄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는 나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나로도 그는 서서히 마음을 열었고
마침내 그는 응어리를 풀어내려하고 있다. 심장박동에 맞추어 떨리던 그의 몸은 이제 완전히 경직되어가고 있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서서히 입을 열었고 그의 마지막을 보기위해  나는 그를 더욱 힘껏 안았다. 
마지막의 순간! 그는 눈을 부릅뜨며 크게 외쳤다! 





"찍!!"




그의 외침이 무슨의미였는지, 우리의 행동이 무얼 의미하는지 중요치는 않다.
한 사람이 오랬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을 표현했고,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의 눈물에 흥건히 젖은 내몸을 추스리며 나는 그와 헤어졌다. 
그는 예전처럼 앉아 있었지만 예전과 달라보였다. 
이제 그를 등지고 떠나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을 알고 있다.
-END-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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