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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첫사랑
게시물ID : readers_145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갠디
추천 : 3
조회수 : 21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8/11 15: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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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삭금을 안했네요 (__)

책게 좋은 내용들 많아서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 자주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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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은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하얀 얼굴과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새빨간 입술 짙은 검은 머리가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이질적인 아름다움이었다.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의 긴 시간 그녀를 바라보았다.

붉고 조그마한 입술을 움직여 담배 연기를 내 뿜는 그녀.

유동인구가 꽤 많이 붐비는 이곳에서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아직도 꽤나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흡"

짧게 호흡이 끊기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눈을 떼지는 못했다.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시간과 공간도 빨려 들어간다는 블랙홀이 있다면 그녀의 눈동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내게로 오고 있었다.

찰라의 순간, 내 머리속은 망상으로 흐트러지고 있었다.

그녀와의 알콩달콩한 사랑이 시작되어 몇 번의 고비를 넘긴 후에 겨우 결혼에 성공.

첫 애는 그녀를 쏙 빼닮은 예쁜 딸아이였다. 이름을 지을 때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은지라고 지었다.

둘째는 나를 닮은 사내아이. 왠지 정이 가지 않았지만, 둘째는 '선'자 돌림이었으므로, 진선이라고 지었다.

그렇게 아이들을 키워 가며 나는 그녀와 같이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몇 번의 사고가 있었지만, 무사히 아이들이 장성하여 우리 부부의 곁을 떠나 각자의 삶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리는 대목에서 내 망상은 끝이 났다.

그녀가 바로 내 코앞까지 다가온 것이다.

향긋한 꽃내음이 내 코끝을 간지럽힌다.

'무슨 꽃일까?'

한 번도 맡아 보지 못한 꽃향기 였다.

그녀의 올망졸망한 입술이 움직이며 내게 말했다.

"저....기운이 참 맑아 보이셔서 이렇게"

"저 예수 믿어요...."

황급히 자리를 뜨며 내뱉듯 말했다.

'그럼 그럼지 내주제에 무슨. 병신....'

나즈막히, 되내인다.

뺨에 뜨거운 무언가 흐르는것이 느껴진다.



비가 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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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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