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시간은 없고 오직 공간만이 있는 그 곳에서 부터 떨어져 이 곳에 태어나게 됬다.
공간이란 함께함을 말하니, 시간은 아직 없고 공간만이 있는 그 곳은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구별이란게 없으며 모든게 하나인 곳이다.
그 곳에서 떨어져 나와 태어난 우리는 그 곳의 속성인 공간을 그대로 지닌 채 이 곳으로 오게 된다. 공간만이 있고 모든게 하나이던 그 곳에서 우리가 떨어져 나와 태어나게된 이유는 시간을 지니게 되어서 인데, 이 시간이 왜 생겼느냐에 관한 물음에는 시간이 가진 속성이 답을 한다. 시간은 변화를 말한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있는 이 곳에 머물게된다.
또한 시간이란 혼자감을 말하며, 그러므로 우리는 이 곳에서 공간이 지닌 함께함과 시간이 지닌 혼자감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게 되니, 우리는 온전히 함께할 수도 없고 온전히 혼자일 수도 없는 상태인 유기체적 관계를 가지게된다.
우리는 곧 우리를 태어나게 했던 시간(변화)에 의해서 죽게 되는데 죽은 후 우리는 공간은 없고 오직 시간만이 있는 저 곳으로 가게된다. 공간만이 존재하던 그 곳에서 우리를 이 곳으로 떨어져 나오게 했던 시간이 그 변화의 속성으로 마침내 공간 자체를 없앤 것이다. 말했듯 시간이란 혼자감을 말하니, 공간이 없이 오직 시간만이 있는 저 곳은 말그대로 유아독존, 오직 나만이 혼자 존재한다. 어떠한 것과도 관계하지 않는 오직 나만이 있지만 이 있음이란 평소 우리가 말하는 공간을 가진 소유로서의 있음을 말하지 않는다. 공간이 없는 곳은 색은 물론이고 모양 또한 없어서 물질이라 불릴게 없고, 숨쉴 공기 또한 없는게 당연하며, 손으로 허공을 휘저을 수 있는 그런 손과 허공 모든 것이 없는 곳이다. 이런 공간 자체가 없는 곳이 우리가 죽으면 가게될 저 곳이다. 그러니 저 곳에선 오직 나만이 존재한다고는 말했지만 실상 나라고 불릴만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저 곳에서 우리는 무아의 상태이다.
시간이 있어 나는 존재하는데 공간이 없어 나라고 칭할게 없는 저 곳은 곧바로 모순과 혼란으로 뒤엉키며 자멸한다. 이로써 나와 시간은 소멸하고 우리는 다시 시간은 없고 공간만이 있는 모두가 하나인 그 곳으로 되돌아간다.
그 곳이란 과거이며, 이 곳이란 현재이고, 저 곳이란 미래이다.
이것이 우리가 왔던 곳, 있는 곳, 갈 곳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건 우리란 무엇인가에 관한 것인데 나는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만들어 냈다. 우리란 하나인 나, '한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