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발표 할 때마다 늘 듣는 말이 있죠.
그냥 우연히 이 동네에서 오래 살았는데, 그냥 집값이 올랐을 뿐 그런데 왜 세금을 내야해? 내가 집값 올렸나? 오래 산 동네인데 어떻게 다른 곳으로 이사 가? 적응 할 수 없어 등등
나는 이런 말 들을 때마다
두 가지 면에서 참, 자기 합리화 정말 오지구나 생각 들어요.
첫째, 살던 곳인데 이사 못간다는 말
전 대학 입학한 19살 부터 39살까지 20년 동안 15번 이상 월세와 전세를 전전하면서 살았어요. 오래 전에는 임대차 계약기간이나 상한선 뭐, 이런 것도 없어서 주인이 부르는대로, 요구하는대로 월세금/전세금 올려주고 살았어요.
대학때에는 싼 월세방 구하느라 학교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서울 근교에 살았고, 직장 다닐 때에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전세때문에 매년 직장에서 멀리, 더 멀리 집을 구해야했어요. 그 때는 내가 마치 무덤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더라고요.
여건이 안되니 살고 싶은데 못살고, 아는 사람들 있는데서도 못살고 눈물을 머금고, 낯선 곳으로 내몰리듯이 사는 거죠.
이렇게 아직도 정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돈에 쫒겨서 '내가 살던 곳인데 어떻게 이사가' 라는 말을 너무도 당당하게 하는게 이해 안되요.
이건 정말 부끄러움의 문제예요.
살고 싶은데 살기 위해서 전세금 올려주고, 그 돈 구하려고 대출 받고 하는 대가를 치루듯이 마찬가지로 있던 곳에서 계속 살려면 대가를 치루어야죠. 그리고 대가를 치룰 여건이 안되면 이사 가야죠.
둘째, 18억 이상의 집에 대해 세금 내는게 억울하다고요?
노부모님이 사시다가 가시면, 결국 그 비싼 집 누가 받습니까? 받을 것에 비하면 세금 몇십만원 더 내는 것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일텐데 자식들이 세금내줘야한다고 정부를 비난하죠.
몇십년 살면서 불로 소득으로 억소리 나게 부동산가격 오를 때 아이고, 세금 더 내야하니, 가격 오르지 말라고 거부라도 한 적 있나요? 이렇게 세금 쪼금 오르면 세상 망하는 것처럼 들고 일어나죠.
그렇게 세금 내기 싫으면 집값 올라갈 때 반대 시위라도 하던가요 이런 두 가지 면에서 그냥 살았는데 세금 내는게 억울하다라는 말이 저는 너무나도 뻔뻐스럽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