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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에서 "조"를 묘호로 받은 임금들의 이유...
게시물ID : history_145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eltenbaum
추천 : 12
조회수 : 1061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4/03/11 15:22:31
조는 보통 공을 세운 군주, 그 중에서도 특히 재조(再造)의 공이 있는 군주에게 한정적으로 붙여주는 묘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조를 해석하면 다시 짓다, 다시 이르다란 의미인데 원칙적으로는 무덤에 들어갈 뻔한 나라를 관짝째로 끄집어내서 부활시킨 군주 정도라면 받는 묘호입니다.

조선의 경우에는 꽤 많은 임금들이 조(祖) 묘호를 받았는데 대충 배경을 밝혀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스는 조선왕조실록...


1. 세조
 신하들: 저희가 협의해본 결과 신종, 예종, 성종이 좋을 듯합니다.
 예종: 우리 아버지가 이룩한 재조의 공덕은 만백성이 아는데? 세조로 하면 안됨?
 신하들: 세종이 이미 있는데 세조는 좀...
 예종: 뭔소리임? 한나라에도 세조와 세종이 같이 있었잖음? 뭐가 안된다는건데?
 신하들: 전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소신들의 불찰이옵니다.

한줄요약: 전하께서 까랍신다.


2. 선조
 신하들: 난을 다스린 전고가 있으니 조라 일컫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광해군: 우왕ㅋ굳ㅋ
 정언 이사경: 송나라의 사례를 보니 북송이 망하고 남송이 되었음에도 고종이라 썼습니다.
 홍문관: 저희가 예기를 살펴보니 조로 올려도 상관없을 듯한데 은나라를 중흥시키니 군주에게 중종과 고종, 한(촉)의 소열황제, 진의 중종, 당의 숙종, 송의 고종의 경우에도 재조의 공이 있으나 조라고 일컫지 않습니다.
 예조: 논의를 해보니 부자가 대를 이었을 때는 종이라 썼고, 조가 종보다 높다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건 대신들 모두 동의하므로 조라 일컫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대신들: 세조 대왕께서는 선양받아 중흥시켰으니 조가 맞습니다만, 대행 대왕께서는 재조의 공덕이 있지만 대를 이어 수성하였으니 종이 맞습니다.
 광해군: 그래 내가 졌다, 그냥 선종이라 쓰자.

결국 신하들의 논리에 GG쳤지만 광해군은 내심 불만이 많았고, 자신의 생모를 추숭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 끝에 기어코 선조로 추승해버립니다.

한줄요약: 내가 무릎을 꿇었던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3. 인조
 신하들: 재조의 공이 있으니 조로 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법을 검토해보니 덕을 지켜 업을 높였으니 열조가 어떨런지요?
 효종: 열조? 남당의 서지고가 열자 썼잖아? 아, 왜 기분나쁘게 열조임? 어디 설명 좀 해봐.
 신하들: 한의 소열황제도 있습니다만, 남당의 일이 떠오르신다니 인자로 바꾸겠습니다.
 효종: 굳

한줄요약: 전하께서 싫답신다.


4. 순조
원래 헌종 재위 시절에 순종으로 묘호를 올린 상태.

 지돈녕 이학수: 홍경래의 난이 있었는데 그거 막았고, 서학하면서 나라 위태롭게 만드는 놈들 싸그리 잡아서 안정시켰습니다. 재조의 공훈이 있으니 조로 올리는게 어떨런지요?
 철종: 좋네.

사실 철종이 순조의 직계가 아닌데 양자로 들어가 왕통을 이은 거라 권위 세우기 위해 추숭함.

한줄요약: 걍


5. 영조, 정조
 원래 영종, 정종이란 묘호를 가졌는데 고종이 대한제국을 수립한 직후 직계항렬에 있는 선조님들 다 조로 추숭해버림. 게다가 이건 태조 이성계 때도 비슷한 걸 했기 때문에 정당성이 있는 행위.

한줄요약: 가오가 안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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