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해지니깐 가을이 오는 게 느껴진다.남자는 가을을 탄다던데, 그래서 그런가 요즘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어제는 친한 동기들 등쌀에 복학 후 처음으로 과 행사를 다녀왔다.과에는 분명 내가 아는 사람들뿐이었는데,어느덧 아는 얼굴의 수를 세는 게 빨라졌다.오랜만에 보는 얼굴들과 새로 보는 얼굴들과 인사를 하며 술잔을 비우다 보니, 술자리 단골 안줏거리가 등장하기기 시작한다.'그땐 너희 참 보기 좋았었는데', ' 그 애는 누굴 만났었다더라', '어쩌다 헤어졌냐', '군대에서 걔가 보고 싶지는 않더냐' , '같은 과인데 마주치면 어떡할 거냐'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는 얼굴이건 모르는 얼굴이건 내 얼굴을 쳐다보기 일쑤다. 그 애이름 한 번에, 내 표정 한 번.아마 이게 과 행사에 오기 싫었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그냥 군대 가니깐 헤어졌지 ㅋㅋㅋ' 최대한 어색하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하면 듣던 사람들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응대한다.아마 원하는 하는 건 내 입에서 그 애 이름을더 듣는 거겠지만, 그럴 생각은 들지 않는다.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면, 자연스레 주제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익숙하게 술이나 먹자고 말한다
결국은 얼큰하게 취해선 집에 돌아와 씻지도 못하고 몸부터 눕힌다.
평소 같으면 바로 곯아떨어지겠지만 오늘 같은 날들은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가을이라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나 보다여기며 환절기인데 감기 조심하자 생각하다잠에 들었다.
오늘은 문득 로그인을 해봤다.
군대 간다고 써둔 글, 그 애에 대해 상담하던 글, 헤어졌다고 쓴 글들.
쓴 지 2년 넘은 글들에 붙은 추천들이 꽤 아깝긴 했지만, 부끄러운 과거가 들춰지는 것 같아 삭제를 눌렀다.
그리고는 이 글을 적고 있는데, 또다시 이런저런 생각들이 일어난다.
아마도 감기에 걸리고 말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