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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어른이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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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Stinkbrain
추천 : 3
조회수 : 16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8/11 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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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마음의 양식입니다
책게는 마음은 한식입니다ㅋㅋ
당신의 마음에 투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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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73%의 팩트와 97.27%의 픽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방으로 들어가 아들을 깨웠다.
 
"어른아, 밥 먹어라"
 
"끄응... 5분 27초만 더 잘래..."
 
"오늘이면 성인인 놈이 생일까지 늦잠 잘래? 빨리 나와서 미역국이나 쳐먹어!"
 
사실 생일날이니까 더 잘 수도 있다.
하지만 어른이는 오늘부로 어른이 되었고, 어른은 잠을 적게 자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어른이는
나른한 몸을 이끌고 275,000원짜리 식탁으로 향했다.
사실 그 식탁은 예쁜 나무무늬에 쿠션이 있는 의자가 딸린 4인용 사각식탁이지만 그건 중요치 않았다.
어른이는 오늘부터 어른이 되었고, 어른에게는 식탁의 외양보다 식탁의 가격이 더 중요하니까.
'생일인데 이게 뭐야... 고기는 없나'
식탁에는 밥, 미역국, 김치, 그리고 나물들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 미역국에 소고기가 있었고, 무려 1등급 안심 부위였다.
어른이는 안심을 보자 조금 안심되었다.
사실 이건 더럽게 재미없는 개그다.
하지만 어른이는 오늘부로 어른이 되었고, 어른은 재미없는 개그에 익숙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어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재미가 없을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이다.
이를 노잼 노스트레스라 한다.
 
컴퓨터는
무려 12.7초만에 부팅을 끝냈고,
어른이는 부팅시간을 20초에서 12.7초로 줄인, 얼마 전 구입한 SSD의 효능에 뿌듯함을 느꼈다.
사실 12.7초든 20초든 그게 그거다.
하지만 어른이는 오늘부로 어른이 되었고, 어른에겐 정확한 수치가 중요하다.
12.7초와 13초가 별 차이 없어 보여도 어른에게 그걸 대충 넘어갈 여유가 있어선 안 된다.
참고로 27이 자주 나오는 이유는 작가가 좋아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딴 거 다른사람들에겐 알 바 아니였다.(물론 제시카 알바도 아니다.)
하지만 어른이는 오늘부로 어른이 되었고, 어른은 좋아하는 것을 늘여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이 늘어갈수록, 신경쓰기 피곤하지만, 그만큼 마음은 풍요로워 진다.
 
어른이는
반대버튼에 마우스커서를 올렸다.
전말은 이랬다.
아침부터 '오늘의 유머'에 들어간 어른이는 연애염장성 글을 발견했고, 이내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 감정의 원인은, 말하자면, 솔로로서의 정의감 같은 것이었다.
사실 어른이는 모태솔로지만, 거기에 그리 신경쓰지는 않았다.
게다가 잘생기고 성격도 좋고 여자에게 인기도 많았다.
그럼에도 모태솔로인 이유는, 혼전순결주의자인 까닭에 일부러 여자를 멀리하기 때문이었다.
마치 이 글의 작가처럼.
...사실 이건 억지스러운 자기합리화다.
하지만 어른이는 오늘부터 어른이 되었고, 어른은 자기합리화에 익숙해져야 했다.
어쨌든 어른이는 자발적 모태솔로이기 때문에, 커플들이 부럽지 않았다.
 
'그래, 반대하면 뭐해. 그냥 축하해주자...'
 
어른이의 마음을 따라 마우스 커서도 옆으로 옮겨졌고,
 
"딸깍"
 
뒷북이 선언되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누군가는 외적 가치에서 행복을 찾고, 누군가는 내적 가치에서 행복을 찾는다.
누군가는 행복은 먼 곳에 있다하고, 누군가는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도 정답을 알진 못했다.
 
'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른이는 문득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하지만 어른이는 오늘부로 어른이 되었고, 어른은 불안한 미래로 나아가야만 한다.
불확실한 미래, 수많은 우연 속에서 행복을 잡을 힘을 길러야 한다.
그럴 수 있을거라 믿어야 한다.
 
'나는... 반드시 행복해질 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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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하니까 대구지하철 사건이 생각나네요.
아는 사람이 대구에 살아서 엄청 맘 졸였는데, 다행히 무사했습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는데 어찌 잊혀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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