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휴가라 늦잠 자고
밥 해먹기 귀찮아서 집앞 김밥집에 갔는데요
김밥천국 같은 덴 아니고
요새 유행인 카페형 인테리어로 된 좀 고급 김밥집이었고
연인들도 꽤 있고 가족단위 손님도 있고, 한 6~7 테이블 손님 있었어요.
전 일부러 2인석 찾아 앉다보니
어떤 애엄마 둘 옆에 앉게 됐는데
애기들이 많이 어렸어요. 각각 1개월/3개월 미만.
귀엽다- 하고 쳐다보고 있다가
주문한 음식 나와서 먹기 시작하는데
옆에 있던 애기엄마 한 분이
애를 식탁위에 눕히더니(식탁 위 음식 없음)
갑자기 기저귀를 갈기 시작하는 거에요ㅡㅡ
그것도 사람들 안보이게 뒤에 푹신한 의자에 눕힌 것도 아니고
뭐로 가린 것도 아니고
애를 그냥 식탁 위에 떡하니 올려놓고
귀에 전화기 댄 상태로 고개 까딱거리면서
'많이도 쌌네~~ 깔깔' 하면서 계속 통화하더라고요
애는 칭얼대는데..
아 진짜 토하는 줄 알았네요
김치볶음밥 먹다가 별꼴 다 본다 싶었어요
신경 끄고 먹자... 하면서 밥 계속 먹으려는데
애엄마랑 눈이 마주쳤어요
빤히 쳐다보길래
같이 쳐다봐 줬어요(눈매가 부리부리해서 인상 쎄요. 지하철에서 눈싸움 잘 안 짐)
그랬더니 '야 잠깐만'하면서 전화 끊고
저한테 뭘쳐다보고 말을 걸데요
그래서 '먼저 빤히 쳐다보시길래 할말 있으신 거 같아서 같이 쳐다봤어요' 라고 했더니
몇 살이냐.. 대학생인거 같은데..(취직을 일찍 했을 뿐, 노안임. 그냥 어린애 취급하는 말투였어요) 그러더니
그렇게 애 기저귀 가는데 빤히 쳐다보면 애기도 수치심 느낀다고, 앞으론 그러지 말라는 거에요
그 얘기 듣고 진짜 뚜껑 열려서
애 기저귀 가는데 애가 수치심 느낄 수도 있다는거 알면서 애 불편하게식탁에 눕히고 기저귀를 갈았느냐고
(한쪽은 푹신한 소파였고, 그쪽은 제 자리에서 안 보여요. 그리고 화장실에 기저귀 가는 의자? 대? 그거 있습니다...)
그리고 손님 많은데서 쩌렁쩌렁하게 통화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니시냐고 했더니
허 참, 하하, 아 짜증나, IC... 하면서 지 혼자 중얼거리다가
자기가 다신 여기 오나 보자며
애기 안고 친구랑 같이 쌩 나가버리더라고요
사장이 저한테 와서 계속 머리숙이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아까 그 사람들 어차피 주문도 안하고(선결제 식당임)
친구 기다린다며 앉아있은지 20분 넘었다고 하데요.. 손님 아니었나보다며 신경쓰지 말라고.
자기가 나와봤어야 하는데 알바들이 제지를 안 했으니 자기 잘못이라고 너무 미안해하길래
괜찮다고 하고 나왔어요.
휴..거기서 왜 가만 있었는지.... 계속 생각나서ㅋㅋㅋㅋ
얘기 마저 끝내고 가라고 불러세울 걸.............
애 진짜 그런 식으로 키우지 마라 아줌마야
그리고 그쪽이랑 나랑 나이 차이 얼마 안 날 거 같던데. 기껏해야 5살?
어따 대고 반말이야 진짜.
길 가다 한번만 마주쳐라. 캬악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