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 얘긴데(6년전) 밑에 남편분 글 보고 제가 경험한게 있어서 남겨봅니다.
미국생활, 둘다 직장생활, 양가 부모님은 한국에, 와이프 출산 후 3개월 휴가 후 복직, 그리고 와이프가 돈 더 많이 버는 상황이였어요.
고로 제가 일을 그만두고 산후조리 및 애가 한살 될 때까지 봤어요.
처음에 만만하게 생각했었는데 큰오산이였지요. 분유 주고 쟤우고 기저귀 갈아주면 될 줄 알았는데 그 모든게 엄청 어렵더라고요.
분유 - 모유 먹다가 분유 잘 안먹고 잘 먹었다고 생각하면 토 해요. 그리고 배 고프다고 안자요
쟤우는거 - 안고 있으면 자는데 내려놓으면 깨요, 와이프 올 때까지 하루쥉일 안고 있었던 적도 많아요 ㅠ 애기 띠하고 덩실덩실하면 자는데 그 상태에서 플스 패드라도 손에 쥐면 귀신같이 알고 깼어요 ㄷㄷㄷ
하는거는 별로 없는거 같은데 내 시간은 없어요. (똥누고 똥 딱을 시간이 없었어요)
와이프가 집에오면 집정리 안해놓았니 설거지 안해놓고 뭐했냐고 하면 빡쳐요. 오늘 한게 뭐있냐라니...
이게 6개월이 지나니깐 내가 지금 뭐라고 있나라는 자괴감이 들었어요. (산후우울증이 뭔지 이해하게 된 시점이에요)
내 커리어가 이렇게 단절되는건가, 사람도 못만나고, 와이프는 알아주지도 않고, 나는 제자리에 아무것도 못하고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고,
그렇다고 아이를 잘보는 것도 아닌것 같고.
정말 하루종일 와이프 오는 순간만을 기다렸어요.
와이프가 얘기 안하고 회사동료들이랑 밥 먹고 오고 그러면 진짜 화나더라고요.
나는 하루종일 애 보고 있는데 내 생각은 안하는것 같고...
와이프가 집에오면 애 좀 바로 봐주고 난 좀 쉬었으면 좋겠는데,
와이프는 "이때까지 일하고 왔는데 집에서 애만 보는 사람이 뭐가 힘드냐" 그러고 진짜...
아직도 기억나는게 창가에 애 안고, 애 태어난 기념으로 심어놓은 장미 커가는 모습을 매일같이 한참 바라보던게 생각나요.
저건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크는데 나는 저 장미보다 못한거 같다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ㅠ
주변사람들이 일하고 애 보는 것 중 어떤게 낫냐라고 물으면 야근 빡세게해도 일하는게 낫다라고 답해요.
쉬는 시간도 있고 중간에 30분이라도 밥 먹을 수도 있고 커피도 한잔 할 수 있고.
그냥 오랜만에 예전 생각 나서 적어봤어요.
지금도 집에서 애 보시는 많은 분들, 화이팅하세요!
일년 지나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수월하더라고요.
제 애는 이제 많이 커서 이제 "아빠 영어 이상해"라고 말하는 아이로 자랐지요 ㅠ